독서일기(역사)

사피엔스

자작나무의숲 2015. 12. 13. 20:55

1. 개괄

유발 하라리가 쓴 <사피엔스>를 읽었다. 저자는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예루살렘의 히브리 대학교에서 세계사를 가르치고 있다.

이 책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약 3만 년 전까지만 해도 지구상에는 호모 속에 최소한 여섯 종이 있었다. 그 중 동부 아프리카에 살던 사피엔스만이 살아 남아 우리의 조상이 되었다.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지배하게 된 것은 다수가 유연하게 협동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우리 종의 역사는 세 가지 혁명을 중심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이다.

 

2. 발췌

대체 우리의 언어는 무엇이 특별할까? 가장 보편적인 대답은 우리의 언어가 놀라울 정도로 유연하다는 것이다...두 번째 이론 또한 우리의 언어가 진화한 것은 세상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수단으로서였다는 데 동의한다.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해서 이 결정적 임계치를 넘어 마침내 수십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 수억 명을 지배하는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은 아마도 허구의 등장에 있었을 것이다. 서로 모르는 수많은 사람이 공통의 신화를 믿으면 성공적 협력이 가능하다.

 

사법체계는 공통의 법적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서로 본 적도 없는 변호사 두 사람은 일면식도 없는 다른 사람을 변호하기 위해 서로 힘을 합칠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법과 정의와 인권의 존재를 믿고, 수임료와 경비로 지급되는 돈을 믿기 때문이다.

 

1789년 프랑스인들은 왕권의 신성함이라는 신화를 믿다가 거의 하룻밤 새 국민의 주권이라는 신화로 돌아섰다.

 

역사의 몇 안 되는 철칙 가운데 하나는 사치품은 필수품이 되고 새로운 의무를 낳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특정한 질서를 신뢰하는 것은 그것이 객관적으로 진리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믿으면 더 효과적으로 협력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상호 주관이란 많은 개인이 주관적 의식을 연결하는 의사소통 망 내에 존재하는 무엇이다...그물망 속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거나 신념을 바꾼다면 상호 주관적 현상은 변형되거나 사라진다...역사를 움직이는 중요한 동인 중 다수가 상호주관적이다. 법, 돈, 신, 국가가 모두 그런 예다.

 

자연은 가능하게 하고 문화는 금지한다....정말로 부자연스러운 행동, 자연법칙애 위배되는 행동은 아예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금지할 필요가 없다.

 

만일 사람들에게 모순되는 신념과 가치를 품을 능력이 없었다면, 인간의 문화 자체를 건설하고 유지하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우리는 약자가 이기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역사에 정의란 없다.

 

일신론은 질서를 설명하지만 악 앞에서 쩔쩔맨다. 이신론은 악을 설명하지만 질서 앞에서 당황한다.

 

과학혁명은 지식혁명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무지의 혁명이었다. 과학혁명을 출범시킨 위대한 발견은 인류는 가장 중요한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모른다는 발견이었다.

 

지난 5백 년간 진보라는 아이디어는 사람들로 하여금 미래를 점점 더 신뢰하게 만들었다. 신뢰는 신용을 창조했고, 신용은 현실 경제를 성장시켰으며, 성장은 미래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고 더 많은 신용을 향한 길을 열었다.

 

새로운 자본주의 교리에서 가장 신성한 제1계율은 "생산에 따른 이윤은 생산 증대를 위해 재투자되어야 한다"이다.

 

자유시장 자본주의는 이윤이 공정한 방식으로 얻어지거나 공정한 방식으로 분배되도록 보장하지 못한다.

 

니체가 표현한 대로 만일 당신에게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일이든 견뎌낼 수 있다.

 

3. 소감

빅 히스토리다.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 지도 모르는 채 불만스러워하며 무책임한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라며 사피엔스 종에게 경고하면서 이 책을 마무리 하고 있다.

 

        2015. 12. 13.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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