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성찰)

나는 학생이다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5. 3. 8. 15:06

1. 개괄

왕멍이 쓴 <나는 학생이다>를 읽었다. 저자는 중국의 대표적 지식인이자 소설가로서 1948년 열네 살의 나이에 중국공산당의 지하당원이 되었고 1958년 우파로 찍혀 16년간 신장에 유배되어 살았고, 1979년 복권되어 1985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으로 당선되었다. 저자는 16년이란 세월을 신장의 농촌지역에서 보내면서 위구르 언어를 배우기 위해 대학 5년, 석사 3년, 박사과정 3년 과정을 거쳤다.

이 책은 저자가 회갑을 넘긴 나이에 인생 행로에서 절실한 명제를 좇아 12장으로 편성하였다. 그는 사람들이 고개를 흔드는 역경을 인생의 시험이요 도전이라고 보았고, 상대적으로 순경을 오히려 인생의 함정이라고 경고했다.

 

2. 발췌

'생존'은 경시해서는 안 되는 첫 번째 문제이며, 또한 가장 기초적인 문제이다....생존 다음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을 했는가'이다...나의 경우 대답은 두 글자, 학습이다.

 

사실은 역경에 처했을 때가 가장 배우기 좋은 상황이다.

 

나는 학습을 통해 현실적 가능성을 발견했고, 그 가능성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알게 되었으며, 그 가능성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알게 되었으며, 모든 적극적인 요소를 동원하여 이용할 줄 알게 되었고, 세계에 대해 좀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이것은 스피노자가 말한 것처럼 "울지 말고 웃지 말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내가 일생 동안 학생의 신분이었다는 이 깨달음은 대단히 놀라운 발견이었다. 그렇다! 나는 학생일 뿐이었다. 비록 나의 학력은 고등학교 일 학년에 그쳤지만, 그 이후 나는 조금도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인생이란 배우는 과정이다. 인생은 공허하거나 퇴폐적이거나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깨달음의 목적은 말해야 할 것과 말하지 않는 것을 아는 데 있으며, 쉽게 파악하는 것과 어렵게 파악하는 것을 아는 데 있으며, 언어로 전달할 수 있는 것과 눈길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을 아는 데 있으며, 표면적인 것과 내면의 속깊은 이치를 구별하는 데 있다.

 

왜 누군가와 동맹을 맺는 것도 피해야만 하는가? (1) 동맹을 맺으면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다. 처음 당신은 같은 지향점과 이념이 있어 동맹을 맺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동맹은 하나의 이익집단으로 변한다. (2) 동맹을 맺었기 때문에 당신도 그 동맹에서 일정한 이익을 볼 수 있다...그들이 나쁜 일을 저질렀을 때 당신은 그들을 대신하여 책임을 져야 하며, 그 욕을 대신 받아야 한다.

 

바꿔 말하자면, 진정한 벗은 배타적이지 않다는 말이다.

 

무위는 무효하고 무익하고 무의미하고 무료하며, 해롭고 상처를 주며, 손해를 주거나 어리석고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무위란 제한되어 있는 정력과 시간을 절약하는 것이다. 이럴 때에야 어떠한 일을 성사시킬 수 있다. 이것을 유위라 한다. 무위가 있어야 유위가 있으며, 무위가 있어야 유위에 헌신할 수 있다.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 그 과정 자체가 바로 가치이다.

 

체호프의 이 말은 명언이다. "열이 오른 다음 차갑게 식었을 때 다시 펜을 들어 글을 써라" ...문학 창작뿐만 아니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열이 달아올랐을 때보다 냉각되어 식었을 때 임하는 것이 가장 좋다.  

 

동아리를 묶어 다닌다면, 그 동아리에 들지 않는 사람은 다 적이 된다. 그러면 그 적의 힘이 너무 강대하지지 않을까?

 

우정은 반드시 잔을 부딪칠 필요가 없다.

우정은 반드시 의가 좋을 필요가 없다.

우정은 간단하게 말해서

우리가 서로 영원히 잊지 않는 것이다.

 

관용은 왜 필요한가? 인류는 진리에 대한 인식을 한 번에 완성하지 못하며, 다른 견해와 주장도 다원적 상호보완의 법칙 안에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특히 역경의 시기에 가족이란 안식처는 그 무엇과도 비길 수 없다. 정치적 사업적 압력은 한 사람을 죽이지 못한다. 그런데도 자살한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타격받을 뿐만 아나리 가족까지도 해체되었기 때문이다.

 

나라를 걱정하지 않지만 자기가 맡은 일을 잘하면, 나라가 좋아질 수도 있다.

 

3. 소감

왕멍은 실패한 코뮤니스트로, 그의 인생철학은 전형적인 중국 전통주의로의 회귀를 보여준다고 한다. 성민엽 서울대 교수는 '20세기 중국 소설에서 두 작가를 꼽으라면 전반기의 루쉰과 후반기의 왕멍 두 사람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나는 학생이다' 내 가슴에 와닿았다.

 

              2015. 3. 8.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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