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추천)

사랑의 기술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5. 1. 31. 13:56

1. 개괄

에리히 프롬이 쓴 <사랑의 기술>을 읽었다. 저자는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나치 치하의 독일을 떠나 미국으로 망명하였고 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철학자로 활동하였다. 이 책은 '아무것도 모르는 자는 아무것도 사랑하지 못한다'는 파라켈수스의 말을 인용하며 시작한다. "사랑의 실패를 극복하는 적절한 방법은 오직 하나뿐인 것 같다. 곧 실패의 원인을 가려내고 사랑의 의미를 배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최초의 조치는 삶이 기술인 것과 마찬가지로 '사랑도 기술'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의 원제는 the art of loving이다.

 

2. 발췌

한 생명을 구한 자는 전 세계를 구한 것과 같고, 한 생명을 파괴한 자는 전 세계를 파괴하는 것과 같다(탈무드)

 

사랑은 수동적 감정이 아니라 활동이다. 사랑은 '참여하는 것'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다. 가장 일반적인 방식으로 사랑의 능동적 성격을 말한다면, 사랑은 본래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할 수 있다. 

 

존경은 이 말의 어원에 따르면 어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의 독특한 개성을 아는 능력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본질적으로 무조건적이다. / 아버지의 사랑은 조건이 있는 사랑이다. 

 

사랑은 본질적으로 의지의 행위, 곧 나의 생명을 다른 한 사람의 생명에 완전히 위임하는 결단의 행위여야 한다.

 

만일 사랑이 감정일 뿐이라면, 영원히 서로 사랑할 것을 약속할 근거는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과 우리 자신에 대한 사랑은 양자택일 적인 것이 아니다.

 

앞에서는 분리의 체험과, 여기서 생기는 분리 상태의 불안을 합일의 경험에 의해 극복하려는 욕구가 사랑에 대한 우리의 욕구의 기반임을 검토했다.

 

사실상 정신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것은 홀로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은 사랑의 능력의 불가결한 조건이다.

 

내가 앞에서 말한 사랑의 본성에 따르면, 사랑을 성취하는 중요한 조건은 '자아도취'를 극복하는 것이다.

 

객관성과 이성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하면 사랑의 기술을 터득하기 위해 가는 길을 절반은 걸어온 셈이다.

 

인간이 노력을 기울이는 어떠한 분야에서나 창조적 사고의 과정은 대체로 합리적 비전에 의해 시작되고, 합리적 비전 자체는 이전의 상당한 연구, 반성적 사고 및 관찰의 소산이다.

 

비합리적 신앙은 오직 어떤 권위자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와 같이 말하기 '때문에' 어떤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지만, 합리적 사고는 대다수 사람들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의 생산적 관찰과 사고에 기초를 둔 독립된 확신에 뿌리박고 있다.

 

권력에는 합리적 신앙이 없다. 권력에 대한 굴복, 또는 권력을 가진 자가 권력을 유지하려는 소망이 있을 뿐이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권력이 모든 것 가운데서 가장 현실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인간의 역사는 인간의 성취 중에서 가장 불안정한 것이 권력임을 입증하고 있다.

 

사랑받고 사랑하려면 용기, 곧 어떤 가치를 궁극적 관심으로 판단하는-그리고 이러한 가치로 도약하고 이러한 가치에 모든 것을 거는-용기가 필요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아무런 보증 없이 자기 자신을 맡기고 우리의 사랑이 사랑을 받는 사람에게서 사랑을 불러일으키리라는 희망에 완전히 몸을 맡기는 것을 뜻한다. 사랑은 신앙의 작용이며 따라서 신앙을 거의 갖지 못한 자는 거의 사랑하지 못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타인에 대한 사랑 사이에 분업은 있을 수 없다. 반대로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조건이 된다.

 

물질적 재화에 있어서나 사랑에 있어서나 '받은 만큼 준다'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보편적인 윤리적 격언이다. 공정성 윤리의 발달은 자본주의 사회의 특별한 윤리적 공헌이라고 말할 수도 있으리라.

 

인간이 사랑할 줄 알게 되려면 그는 최고의 위치에 놓여야 한다. 인간이 경제적 기구에 이바지하지 않고 경제적 기구가 인간에게 이바지해야 한다.

 

3. 소감

에리히 프롬은 '자기가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삶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타인을 욕망하고 원하고 집착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라고 어떤 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쓴 바 있다. 이 책에서 사랑의 이론과 사랑의 실천 편으로 나누어 기술한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2015. 1. 31.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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