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괄
이주희의 <강자의 조건>을 읽었다. 저자는 EBS 방송사의 역사 전문 PD로서 2014년 '강대국의 비밀'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였다. 이 책은 위대한 제국을 이루었던 로마, 몽골, 영국, 네덜란드, 미국의 역사 속에서 위대한 제국을 만든 힘을 찾는 내용이다.
2. 발췌
적극적으로 패배자들에게 시민권을 나누어 주고 그들을 동료로 받아들인 로마의 역사가 위기에 처한 로마를 구한 것이다...서기 193년에는 셉티미우스 세베루스가 새로운 황제로 즉위하는데 그는 최초의 북아프리카 출신 황제였다.
결국 초원의 가난한 유목민에 불과했던 몽골족을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으로 무장시킨 힘은 바로 이방인들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일 줄 알았던 몽공제국의 관용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혁신에 대한 무관심으로 인해 스페인 함대는 레판토 해전의 빚나는 승리 이후 불과 17년 만에 낡은 유물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루터파 집안에서 태어나 카톨릭으로 교육받고 칼뱅파 여인과 결혼했던 사람인 만큼 빌럼은 종교적 편견이 없었다. 또 종교적 편견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현실적 안목도 가질 수 있었다. 그가 보기에 애초에 서로 멀리 떨어진 다양한 민족과 종교적 전통을 끌어안고 있었던 당시 합스부르크 제국의 현실에서 단일한 종교적 관점을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비현실적인 선택이었다.
유대인과 이슬람교도에게 물들지 않은 '순수한 혈통'에 집착하던 스페인은 미심쩍기만 한 '순수한 혈통'을 얻은 대신에 제국을 잃어야만 했다.
(17세기 네덜란드가) 어떻게 경제적으로 강력해질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지리적 이점 때문이 아닙니다. 종교적 관용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쉽게 네덜란드로 이주했습니다.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경제적 기량을 가진 여러 사람이 모여 네덜란드가 초강대국이 되게 만들었습니다.
(미국에서) 특히 흑인의 투표권을 제한하기 위한 노력이 집요하게 이루어졌다. 다양한 방법이 구사되었는데 그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른바 문맹 시험이었다. 이 방법을 최초로 고안하고 실행한 곳은 미시시피 주엿다. "글자도 못 읽을 정도라면 투표에서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없다"는 명분하에 헌법을 읽고 해석해야만 투표권이 주어졌다.
민권법이 통과된 후 법은 민권운동의 편에 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의 태도와 사람들의 태도는 다릅니다. 법은 민권운동의 편에 섰으나 여전히 사람들의 행동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의 관행을 타파해야 했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 법이 바뀐다는 것이 관행까지 다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민권운동을 현 경제에 있어 미국에 더 큰 힘을 실어 주었습니다. 한 국가가 공권력을 이용하여 특정 집단을 탄압하는 경우 그 국가는 큰 발전을 이룰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최고의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할 때, 그들의 에너지가 경제를 이끌어주는 힘이 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2,500년의 역사는 말하고 있다. 강대국을 만든 리더십의 실체는 힘이 아니다. 관용과 개방을 통한 포용이다. "제국은 말 위에서 건설되었지만, 말 위에서 다스릴 수는 없다"는 몽골 제국의 오랜 경구는 묻는다. 당신은 진정한 '강자의 조건'을 가졌는가?
3. 소감
17세기 스페인 제국이 쇠락한 데 반해 네덜란드가 제국으로 부상하는데 결정적인 조건이 관용이라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에이미 추아가 쓴 <제국의 미래>와 결론이 일치한다. 대한민국은 강자의 조건을 갖추었는가?
2015. 1. 26. 창원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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