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11. 모과나무

자작나무의숲 2013. 8. 25. 19:29

 

1. 기가 막힌 모과나무

순천국제정원박람회를 다녀왔다. 부산판례연구회 하계수련회 일정 중 하나였다. 거기서 '기가 막힌 모과나무'를 만났다. 사연은 이렇다. 수백년 된 모과나무를 국제정원박람회장에 옮겨 심기로 나무 주인과 어렵게 합의가 되어 직원이 현장에 갔다가 할머니가 모과나무 아래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응급구조를 하여 할머니를 살려냈다는 것이다. 

모과나무는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교목이다. 열매가 모과인데, 향기가 좋고 신맛이 강하다. 가벼운 목감기에 모과차를 종종 마시곤 한다. 모과는 타원형 또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인데, 어릴 적 못 생긴 사람을 빗대어 모과같이 생겼다고 햐였다. 식물학자들은 왜 모과나무를 장미과로 분류한 것일까?

어느 여학교에 모과나무가 있었고 모과가 열리면 누구 것이냐고 논쟁이 있었다고 한다. 갑설은 학교는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존재하므로 먼저 본 학생의 것이라는 것이고, 을설은 학교는 재단의 소유이므로 모과도 재단 것이라는 것이고, 병설은 수위아저씨가 모과나무를 관리하므로 모과나무는 몰라도 적어도 모과는 수위아저씨 것이라는 설이었는데, 어느 주장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2. 순천국제정원박람회

순천만은 세계 5대 연안습지다. 창녕 우포늪이 내륙 습지인데 반하여 연안습지라는 점에서 특색이 있고 작년 한 해 방문객이 300만 명이었다고 한다. 이에 연계하여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게 되었는데, 순천만에서 5-6킬로미터 떨어져 있고 예산 2500억 원을 들여 조성하였으며 그 중 1600억 정도를 순천시가 부담하였다고 한다. 인구 30만의 도시가 부담하기에는 버거운 액수인데 정책결정권자들의 열정과 용기가 놀라웠다.

어쨌거나 4월 20일부터 시작된 박람회는 현재 270만 명 정도 다녀갔고 10월 20일까지 열린다고 한다. 2013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한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 다 둘러 보지는 못했지만,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호수정원이었다. 호수를 만들고 그 가운데 동산을 만들었으며 그 동산에 나선형으로 인도를 만들었고 이것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언덕을 만들었다. 방문객이 줄을 지어 동산을 올라 갈때는 장관이라고 한다. 보름달이 뜨는 밤에 호수와 동산과 사람의 어울림이라......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의 정원도 조성되어 있는데, 좌우 대칭이고 기하학적 도형으로 자수처럼 오밀조밀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군데군데 조각이 설치되어 있고 호수가 배경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한국 정원은 궁궐 정원, 선비정원, 서민 정원 3가지가 설치되어 있는데 선비 정원이 와닿았다. 서민정원에 있는 바위는 자연석 같아 감빡 속았다. 내기 했으면 돈을 잃을 뻔 했다. 수백년 된 팽나무를 멀리서 보는 것도 행복이었다.

 

3. 먹을 거리 

순천에 있는 청해한정식의 굴비백반을 빼놓을 수 없다. 녹차에 밥을 말고 굴비를 고추장 같은 데 찍어 먹는 것인데 별미였다. 광양시 해동가든에서 먹은 주물럭도 맛 있었다. 갓김치 삭힌 것도 곁들여 나왔는데 공기밥을 추가하여 먹었다. 안 그래도 요즘 몸무게가 늘어 표준 체중에 가까워지고 있는데......전날 광양제철도 둘러보았다. 현재는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철강 과잉 공급 상태에서 영업망이 약한 광양제철로서는 안심할 단계가 아닌라는 부소장님의 설명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먹을 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기업의 고민을 읽을 수 있었다. 고로를 계속 가동해야 하는 작업여건을 충족하면서도 근로자의 삶을 보장하기 위하여 4조 2교대의 근무환경(12시간 낮에 2일, 12시간 밤에 2일, 그리고 4일 쉬는 근로형태)을 도입한 점도 위대한 기업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흐뭇했다.

 

2013. 8. 25.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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