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8. 그 소나무

자작나무의숲 2012. 10. 7. 19:42

 

1. 글을 쓰는 이유

글쓰기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얼마쯤은 우쭐대고 싶은 것도 있을 것이고, 얼마쯤은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함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기록하고 싶기 때문이다. 10년 지나서 내가 삶을 제대로 살아가고 있나 없나를 따져볼 때 내가 썼던 글이 잣대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다.

 

2. 소나무

소나무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진나라 시황이 집을 나섰다가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를 만나 한 나무 밑에서 피했는데 시황은 그 나무에게 감사의 선물로 木公이란 벼슬을 내렸다 목공이 된 이 나무는 그 뒤부터 松(소나무)으로 불렀다고 한다(전경익 <솔아 솔아 푸른 솔아> 중에서 인용)

 

진주지원에 근무할 때 위에서 말한 전경익 선생의 소개로 경남 하동군 악양면 축지리 산83-1에 있는 천연기념물 491호 문암송을 만났다. 위의 사진이 바로 문암송이다. 큰 바위 위에 뿌리를 박고 자라 바위를 둘로 쪼갠 듯하였다. 문암송이란 이름은 시인 묵객들이 이 소나무를 찾아 시회를 열며 풍류를 즐긴 데서 생겼다고 한다.

 

경남 산청군 단성면 성철 스님 생가에 있는 소나무는 조용히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를 말하는 것 같았다. 경남 양산시 통도사 말사 서운암 앞에 서 있는 소나무 두 그루는 속세와 청산의 경계를 긋는 듯 하였다. 통도사 입구에 있는 부부 소나무는 동고동락하면서 서로 닮은 듯 하였다.

 

3. 그 소나무 

아침마다 해발 199미터의 화지산을 오르는데, 낮은 산이지만 오르고 내리는 데 힘든 순간이 있다. 그 때 내 눈에 들어오는 소나무가 있다. 그 소나무는 언제나 침묵하지만, 나는 그 소나무의 침묵 속에 말의 깊이를 얻는다. 나는 좋은 판사가 될 자신이 없지만, 나쁜 판사는 되지 말아야겠다고 가끔 다짐해본다.

 

      2012. 10. 7.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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