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글쓰며 사는 삶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3. 6. 2. 10:44

1. 개괄

나탈리 골드버그가 쓴 <글쓰며 사는 삶>을 읽었다. 저자는 전 세계에 글쓰기를 붐을 일으킨 주인공이자 시인이며 소설가다.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고 불교에 귀의했고 禪에 관심이 많다. 이 책이 말하는 글쓰기 방법은 많이 읽고 계속 쓰라는 것이다.

 

2. 발췌

글쓰기는 마치 수행할 때처럼 우리의 마음을 자연으로 돌아가게 한다.

 

구체적으로 쓰라. 자동차라고 하지 말고 캐딜락이라고 하라. 과일이 아니라 사과라고 하라.

 

헤밍웨이의 말처럼, 작가가 무언가에 대해 알고 있다면 반드시 그에 대해 쓰지 않더라도 그의 작품에 담기게 된다.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나의 참 모습을 제대로 소화했는지, 그래서 문장을 쓸 때 그것이 고요함으로 드러나는지가 중요하다. 여기서 고요함이란 심장이나 머리가 일치하지 않는, 그래서 삐걱거리고 불안해 보이는 단어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통제를 포기하고 야성의 마음을 풀어놓을 수 있겠는가? 나는 이것이 글을 쓰는 가장 좋은 방식이며,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동안 비로소 알게 되는 거죠. 글을 쓰는 건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풀어놓으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깊은 상처를 여러 번 건드리게 되고, 결국 풀리지 않던 숙제를 해결하게 된다.

 

슬픔은 유한함을 아는 것에서 비롯한다. 만물은 결국 사라진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소리 내어 읽지 않으면 그 글은 공책 안에서 상처처럼 부패하게 된다. 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글을 소리 내어 읽는 것만으로도 부패를 막을 수 있다.

 

시집 <풀입>의 서문

            -월트 휘트먼

 

땅과 태양과 동물을 사랑하라

부를 경멸하라

가난한 이에게 자선을 베풀고

어리석고 별난 사람들을 대변하라

벌이와 노동을 다른 사람들에게 바치라

 

"그 소년은 아주 소심했다" 여기서 '아주'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소년은 소심했다"가 더 직접적인 문장이다. '아주'라는 과대선전이 없을 때 '소심하다'라는 말이 더 잘들린다. '아주'는 그 뒤에 오는 단어의 힘을 약화시킨다.....'정말'도 마찬가지다.

 

글쓰기의 유일한 실패는 글쓰기 자체를 그만두는 일이다.

 

글을 쓰면 야성을 되찾게 될 것이다.

 

예술가와 알코올 중독자는 같은 방향의 길을 걷다가 둘 다 어둠 속으로 접어든다. 그런데 알코올 중독자는 그 어둠 속에 갇히는 반면, 예술가는 어둠속에서의 경험을 통해 이전보다 활기 넘치는 사람으로 거듭난다(작가 린다 레너드)

 

나는 앤더슨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글쓰기가 그들의 삶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글쓰기가 나의 삶과 어떤 연관이 있고 그것이 내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도 보여주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문학은 생명을 갖게 된다.

 

작가도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현재에 집중하지 않은 채 애매하고 불명확하게 쓰면 독자를 잃고 말 것이다. 사람들은 구체적인 것, 자신과 연관된 것, 사적인 것을 좋아한다.

 

작가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두렵다는 이유로 상황을 탈피하려 해서는 안 된다. 세밀한 부분을 기억하며 그곳에 머물러야 한다.

 

원래의 모습을 충분히 세밀하게 묘사한 뒤에는 도약하거나 한 걸음 물러나기 위해 추상적인 문장을 써도 괜찮다.

 

동사의 힘은 놀랍다. 문장에 힘을 준다. 동사는 행동이다.

 

3. 소감

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토론이 가능하고, 토론을 거쳐야 보편 타당한 명제를 이끌어 낼 수 있으며 이로써 사회는 도약한다.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며 그 근거로 밀의 <자유론>을 제시하지만 정작 밀은 <자유론>에서 '넓은 의미에서 양심의 자유, 취향과 탐구의 자유'가 없는 사회는 통치형태가 어떠하든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으려면 관용의 문화가 있어야 한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2013년의 한국 사회는 이 점이 아쉽다.

 

                      2013. 6. 2.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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