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일침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3. 6. 29. 15:47

1. 개괄

정민 교수의 <일침>을 읽었다. 저자는 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다. 이 책은 동양고전에서 4자성어를 뽑아 네 갈래로 묶었다. 1부는 마음의 표정, 2부는 공부의 칼끝, 3부는 진창의 탄식, 4부는 통치의 묘방이다.

 

2. 발췌

心閑神旺 = 마음이 한가해야 정신이 활발하다. 마음이 한가로우면 정신의 작용이 활발해져서 건강한 생각이 샘솟듯 솟아난다.

 

당나라의 문장가 한유가 말한 글쓰기의 비법은 이러하다. 풍부하나 한 마디도 남기지 않고 간략하되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는다.

 

知止止止=그칠 데를 알아서 그쳐야 할 때 그쳐라

 

노자의 도덕경 44장에 나온다 "족함 알면 욕 되잖고, 그침 알면 위태롭지 않다. 오래갈 수 있다.

 

혀는 남지만 이는 없어진다. 강한 것은 끝내 부드러움을 이기지 못한다. 문짝은 썩어도 지도리는 좀 먹는 법이 없다. 편벽된 고집이 어찌 원융함을 당하겠는가? (육소형 <취고당검소>)

 

마땅히 말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잘못이다. 의당 침묵해야 할 자리에서 말하는 것도 잘못이다. 반드시 말해야 할 때 말하고, 침묵할 때 침묵해야만 군자일 것이다.(신흠)

 

공자가 말햇다. "함께 말할 만한데 말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고, 더불어 말할 만하지 않은데 말하면 말을 잃는다"

 

김매순의 말이다. "물었는데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을 함구라 하고, 묻지 않았는데도 내 말을 다해주는 것은 수다라 한다. 함구하면 세상과 끊어지고, 말이 많으면 자신을 잃고 만다"

 

청나라 사람 주석수가 말했다. "고요에 익숙해지면 하루가 길게 느껴진다. 바쁨만 쫓다 보니 하루가 너무 짧다. 책을 읽으면 하루가 아깝게 여겨진다."

 

나비연구에 몰두하여 세계적인 학자가 된 석주명은 제자들에게 늘 남들이 관심 없는 분야에 10년 이상 꾸준히 몰입하면 세계 제일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들려주곤 했다.....十年有成

 

시련과 역경 속에서 사람의 본바탕이 드러난다.

 

解弦更張=거문고 줄을 풀어 팽팽하게 다시 맨다. 줄이 낡아 오래되면 아예 줄을 죄 풀어서 새 줄로 다시 매야 옳다. 늘어지던 소리가 찰지게 되고, 흐트러진 음이 제 자리를 찾는다.

 

작고 외론 소나무가 탑 서쪽에 있는데

탑은 높고 솔은 낮아 나란하지 않구나.

오늘에 외소나무 작다고 하지 말라

훗날에 솔 자라면 탑이 외려 낮으리니(정인홍)

 

문견을 넗히려고 책을 읽고 여행을 다닌다.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의 길을 간다(讀萬券書 行萬里路)'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禍生於口=모든 재앙은 입에서 비롯된다.

 

성대중이 말했다 "재앙은 입에서 생기고 근심은 눈에서 생긴다. 병은 마음에서 생기고 때는 얼굴에서 생긴다."

그가 말했다. "청렴하되 각박하지 않고, 화합하되 휩쓸리지 않는다. 엄격하되 잔인하지 않고, 너그럽되 느슨하지 않는다."

 

尺확無色=자발레는 정해진 빛깔이 없다. 먹은 음식의 빛깔에 따라 변한다. 아랫사람은 윗사람 하기에 달렸다.

 

不必親校=굳이 직접 하시렵니까? 한나라 좌승상 진평이 답했다 "승상은 천자를 보좌하고 조화를 살피며 사방을 어루만지고 관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을 합니다. 나머지는 책임 맡은 자가 알아서 합니다. 반대로 하면 천하가 어지러워집니다"

 

천하에 인재가 없었던 적은 없었다. 그를 적재적소에 쓸 안목 있는 군주가 없었을 뿐.

 

3. 소감

借古述今 옛 것을 빌어 지금에 대해 말하지만, 사람들이 알아들을지 의문이다.

 

        2013. 6. 29.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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