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괄
도리스 컨스 굿윈이 쓴 <권력의 조건>을 읽었다. 저자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퓰리처상(역사부분) 수상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링컨과 라이벌 슈어드, 체이스, 베이츠의 이야기인데 이들은 1860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경쟁한다. 영화 <링컨>이 이 책을 토대로 하여 만들어졌다.
2. 발췌
일곱 차례에 걸쳐 주요 일간지에 보도된 링컨과 더글러스의 노에제도에 대한 논쟁은, 스프링필드의 풋내기 정치가였던 링컨의 지명도를 한순간에 끌어올렸다. 그때는 정치적으로 성공하는 데 연설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시절이라, 뛰어난 웅변가였던 링컨은 더없이 유리했다.
링컨은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다는 욕망 덕분에 굴복하는 법 없이 계속 전진할 수 있었다. 그는 고대 그리스인들처럼, "인간의 가치는 현재와 미래의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평가된다"고 믿는 듯했다.
체이스는 주장했다. "이주 법령에 따라 모든 정착민들은 이 협약의 당사자가 되었고, 영원히 그 조항의 혜택을 누릴 권리가 있다. 이 조항은 오하이오 사람의 타고난 권리다. 미국 자유의 참된 원리는 바로 그 땅에 각인되어 있으며, 바로 그 공기에 스며들어 있다. 노예제는 확실한 법의 기반에서만 존재할 수 있으며, 노예제를 인정할 주의 영역을 넘어서면 그 효력을 상실한다". "노예는 법률상 정당하다고 인정받은 폭력에 의해, 재산으로 소유된 사람입니다. 노예가 노예주의 관할지역에서 벗어난 그 순간, 그는 더 이상 노예가 아닙니다. 그것은 그 노예가 들어간 주의 법이 그에게 자유를 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를 노예로 만들었던 폭력적인 법을 벗어났기 때문입니다""너무나 잘못되고 비겁해서 집행될 수 없거나 집행될 경우 부당하다고 느껴지는 법은, 정의와 법을 분리시켜 모든 법의 정당성을 전복시킨다"
프랜시스는 남편 슈어드를 격려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생각하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헌돈에 따르면 링컨은 어떠한 경우에도 그 내용을 철저하게 파악하기 전까지는 자신의 견해를 나타내지 않았다고 한다.
링컨은 주장했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다른 사람을 지배할 수 있는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이것은 미국 공화주의를 존속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여러분의 대의에 사람들을 동참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의 이성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길인 그의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
슈어드나 체이스와 달리, 링컨은 주장은 현실에 근거해 있었다.
노예제 반대 연합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을 우려했던 링컨은 스티븐 로건에게 자신 대신 트럼벌을 지지하라고 요청했다....링컨은 패배에서 친구들을 얻었다.
"양심적인 휘그당"과 "독립적인 민주당", 노예제를 반대하는 노우낫싱당원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당, 공화당이 탄생했다.
"흑인은 헌법상 시민에 포함되지 않으며 포함시키려 한 적도 없었다"라는 내용의 판결이었다(드레드 스콧 판결).
따라서 스콧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었다.
북부와 남부 모두를 대변해주었던 대법원이 파벌 갈등에 관여함으로써 일어난 분노는 연방을 묶고 있던 또 다른 끈을 끊었다.
링컨은 주장했다. "건국의 아버지들은 만인이 모든 면에서 평등하다고 선언하지는 않았다. 모든 이가 피부색, 키, 지성이나 도덕적 발달, 사회적 능력 면에서 똑같다고 말할 의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건국의 아버지들은 만인이 생명, 자유, 행복추구라는 양도할 수 없는 권리에서 평등하다고 선언했다"
드레드 소콧 판결 이후 링컨은 민주당이 건국의 아버지들이 세운 '민주주의의 집'을 파괴하기 위해, 교활하게도 노예제 찬성이라는 새 건물을 세웠다고 비난했다.
링컨은 주장했다. "자치주의는 옳습니다. 절대적이며 영원히 옳습니다. 하지만 노예제 문제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백인이 스스로 통치하면 자치지만, 자신뿐 아니라 그에 동의하지 않는 다른 사람까지 통치하면 그건 자치가 아니라 폭정입니다. 흑인이 인간이 아니라고 공언할 수 있습니까?"
링컨은 주장했다. "민심과 함께 하면 실패할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민심 없이는 아무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여론을 형성하려는 리더는, 행정 업무를 집행하거나 판결을 내리는 리더보다 더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정의는 설득이다.
링컨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공천 때 자신과 경쟁했던 이들, 즉 체이스와 슈어드, 베이츠의 지지를 얻어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링컨은 예상득표 획득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속 없고 지루한 노동"이라고 표현했던 선거 운동 조직의 구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와 달리 대부분의 정치가들은 "퍼레이드 쇼와 규모가 큰 회합"을 좋아했다.
그는 복잡한 상황을 설명하여 조국의 입장을 뚜렷하게 밝히면서도 잠재적인 적을 무력화시키는, 가장 온화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슈어드는 윌크스 선장이 트렌트 호를 수색할 때 합법적으로 행동하기는 했지만, 죄수 체포의 합법성은 미합중국 해상 포획물 심판소가 결졍했어야 했다는 독특한 주장을 펼쳤다. 그는 이것이 "조국에 반하여 영국 쪽 입장"을 취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영국의 이익뿐 아니라 명예롭고 소중한 미합중국의 대의" 역시 옹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링컨은 연두교서를 다음과 같이 마무리했다. "민주주의의 본질은 모든 이에게 길을 열어주고, 희망을 주며, 모든 이의 조건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이 공평하고 관대하며 번영하는 체계에서는 노동이 자본에 우선합니다"
프레더릭 더글러스가 예측한 것처럼, 대통령은 일단 결정한 사안에 대해서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링컨은 말했다. "원칙과 믿음이 전쟁과 억압 모두를 반대할 때, 현실적으로는 그저 전쟁을 통해 억압을 반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방청석에 있던 엘리자베스 블레어는 그 연설이 당장은 '완벽한 승리'라고 여기면서도 과격한 논조를 우려했다. 그녀는 "분노는 가장 형편 없는 변호사이고 복수는 자살행위다"라고 생각했다.
대니얼 골먼은 감성지능에 대한 연구에서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힘겨운 도전을 받거나 실패했을 때, 불안감에 압도되거나 좌절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연맹군이 지나는 길목에 살고 있던 농부들이 두려움에 떨며 워싱턴으로 몰려오자, 대통령과 전쟁장관은 함께 무개마차를 타고 거리로 나가 사람들에게 침착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마 스탠턴은 링컨이 힘겨운 시가마다 용기를 잃지 않기 위해 웃음에 얼마나 크게 의지했는지 몰랐을 것이다.
처음에 베이츠는 링컨의 "바닥나지 않는 일화"에 짜증을 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대통령이 대중과 소통할 때 이야기가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링컨은 말했다. "이렇게 중요한 수정안(노예제 폐지를 명문화한 헌법 수정 조항 제13조)이 그 두 표로 결정됩니다. 이 일의 향후를 여러분에게 맡깁니다. 하지만 내가 엄청난 권력을 지닌 미합중국의 대통령이며,바로 여러분이 그 표를 확보하길 바라고 있음을 잊지 마십시오"
링컨은 말했다. "달걀을 깨뜨리는 것보다는 부화시켜 닭으로 키워야 하지 않겠느냐"(흑인 투표권 관련)
톨스토이는 말했다. "링컨은 그의 조국보다 위대하고, 모든 대통령을 다 합친 것보다 더 위대하다"
링컨은 다른 라이벌보다 더 재능이 있거나, 많은 혜택을 누리고 살아온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라이벌보다 더 치열한 인생을 살아왔고 동시에 천성적으로 고귀한 인품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 덕에 라이벌 중 가장 보잘것없었던 링컨이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그는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들의 느낌을 공감하며, 그들의 용기와 욕망을 이해할 줄 아는 남다른 재능을 가졌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그가 적수들을 한데 모으고, 역사상 가장 기이한 내각을 구성하고, 연방의 보전과 전쟁의 승리를 위해 그들의 재능을 결집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 능력들 덕분이었다.
3. 소감
예전에 읽었던 <링컨>, <원칙의 힘>과 다른 울림을 주었다. 읽는 내내 링컨이 잘못되지 않을까 긴장하며 읽었다. 국내 정치가 오버랩되는 것도 피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는 링컨과 같은 지도자를 만들 수 없을까?
2013. 5. 5.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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