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정치사회)

논쟁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3. 5. 26. 10:54

1. 개괄

크리스토퍼 히친스가 쓴 <논쟁>을 읽었다. 저자는 세계적인 정치학자 겸 저널리스트로 2011년 미국에서 사망하였다. 역자의 설명에 따르면 저자는 좌파였다가 우파로 전향하였으며 그후 무서울 만큼 신랄한 어투로 좌파의 독선과 모순을 지적하며 몰아붙였는데 저자에게 중요한 것은 좌우의 구분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원칙이었다고 한다. 이 책은 그가 생전에 출간한 마지막 선집이다.

 

2. 발췌

유머를 모르는 사람들은 절대 권력을 잡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도저히 실행할 수 없을 만큼 확실하고 정확한 것을 추구하기 위해 따분함이나 획일성과 손을 잡는다.

 

다른 노예제도 폐지론자들은 노예들과 함께 일하기보다는 그들을 '위해서' 일하는 편을 선호했다. 하지만 브라운은 열두 살 때 노예 소년과 친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허클베리 핀과 비슷한 경험을 거치며 노예도 자신과 같은 인간임을 인정하게 되었던 것 같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을 금지한다면, 그가 다른 사람과 의사를 나누는 것을 금지한다면, 그건 생각을 금지하는 것과 같아. 많은 위대한 저술가들이 분명히 알고 있듯이, 생각도 일종의 의사소통이기 때문이지.

 

업다이크는 다음과 같이 묻는다. "유엔의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몇 주 전 '전쟁은 항상 재앙'이라는 말을 했다. 적절한 폭격과 과잉 폭격, 합법적인 공격과 잔혹한 공격, 무장 군인들의 적절한 전투와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거나 항복하는 척 내세워 기습을 노리는 전술 등을 서로 구분하는 것이 가능한가?"

 

이 나라에서 사형선고를 받는 어른들은 모두 사악한 놈들 아니면 가련한 실패자들 아니면 무고한 낙오자들이다.

 

현명한 입법가들은 지킬 수 없는 법을 공표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윌리엄 포크너가 미국의 최남부 지방에 대해 말했듯이, 과거는 결코 죽지 않는다. 게다가 아프카니스탄에서는 그것이 아직 과거가 되지도 않았다.

 

노예제도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세상에 잘못된 것은 하나도 없다(에이브러햄 링컨).

 

로마가 갈리아를 정복하고 분할한 이래로, divide et impera, 즉 "분리한 뒤 다스리라"라는 말이 식민지 경영과 관련해서 가장 유명한 격언이 되었다.

 

건강한 사람이 자기 뼈를 의식하지 못하듯이, 건강한 나라도 자신의 국가적 정체성을 의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국가적 정체성이 깨어지고 나면, 국가는 그것을 다시 세우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된다.

 

한때 프로이센이 그랬던 것처럼, 쿠바는 군대를 지닌 국가가 아니라 국가를 지닌 군대다.

 

폭군은 실제보다 더 강해 보일 때가 많다는 것, 그들이 뜻밖의 약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대개 폭군이 자기 분석을 할 수 없다는 분명한 사실과 관련돼 있다), 그리고 원칙을 따라 태도를 밝히는 것이 당장 실용적 결과를 낳지는 못하더라도 진정한 변화를 위한 훌륭한 드레스리허설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우리가 역사에서 배운 교훈이다.

 

반대유대주의가 유대인들에게만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도덕적인 저능아일 뿐이다. 제3제국의 기억이 유럽인들의 머릿속에 생생히 남아 있는 것은 바로 인종차별적인 독일 정권이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유대인의 음모를 뿌리 뽑겠다는 정신나간 구실을 내세워서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도 수백만 명이나 죽였기 때문이다.

 

1987년에 뉴욕에서 리사 스타인버그(여섯 살 때 불법 입양된 집에서 양부의 폭력으로 목숨을 잃은 아이)가 살해당했을 때, 애돌프 리드는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장례식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이것을 대리 동일시라고 불렀다.

 

3. 소감

이해하기 어려웠다. 다만 저자가 박식하고 거침없이 말한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2013. 5. 26.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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