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괄
켄들 코피의 <여론과 법, 정의의 다툼>을 읽었다. 저자는 미국의 연방검사를 지냈고 현재는 변호사이며 2000년도 대통령 선거 소송에 관여한 바 있다. 이 책은 저자가 관여한 사건을 비롯하여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사건에서 법률의 법정과 여론의 법정이 어떻게 상호작용하였는지,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는 여론의 법정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다루고 있다. 역자는 권오창 변호사로서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 등을 지냈고 현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특히 역자가 단 각주가 한국의 법과 미국의 법을 상세하게 설명함으로써 이 책의 가치를 더 높이고 있다.
2. 발췌
언론이나 법정에서 전할 메시지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기자들이 하는 말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다.
연방법원은 물론 주 법원에 제기하는 소장이 갖추어야 할 기본 요건은 간결성과 명확성이다.
마치 축구경기에도 승부처가 있는 것처럼, 법정의 싸움도 하나의 결정적 사건으로 결과가 뒤집어질 수 있다. 마누엘입이 이러한 전환점을 만들었다. 그는 이번 선거소송의 법률 분쟁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존재였고, 바로 "사망한 유권자"였다.
자신의 믿음과 원칙을 위하여 순교를 감내하는 선구자만큼 전통을 진보시키는 것은 없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카세티가 산타모니카가 아닌 LA를 재판장소로 결정한 사실을 심슨의 무죄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결정적 오산"으로 보았다. / 패배는 현명한 결정조차 바보스럽게 만들어버렸다. 심슨이 유죄를 받았다면, 가세티는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킨 결단으로 큰 칭송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재판에서 패했고, 그렇게 되지 못했다.
법원의 임무는 후보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접근성이 법 규칙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를 높이고 전체적인 형사 사법시스템의 기능을 잘 알 수 있도록 한다(윌리엄 브레넌 대법관)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을 위하여 변론하는 변호인들은 전체 사법절차 내에서도 법률적으로 가장 불리한 상황에서 일하게 된다. 재판에서 이들이 이길 확률은 아주 적거나 때로는 전혀 없을 정도다.
언론이 주시하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오늘날 변호사들은 언론에 잘 대응할 책임이 있다. 기자들에게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도 업무의 일부다(로이 블랙)
아무리 통제 가능한 상황이라도 변호사들은 의뢰인에게 형사 혐의에 관해서는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말도록 한다.
고소인이 신뢰를 받으면 피고인은 유죄판결을 받게 된다.
변호인들은 주제를 간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이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면, 그대로 밀고 나가야 한다.
여론의 법정에서 이기는 최선의 방법은 법률의 법정에서 이기는 것이다.
음악과 마찬가지로 최상의 여론 대응 전략은 법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한 가지 아이디어로 압축한 주제에 집중하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가장 효과적인 소송 메시지는 10초 내에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론과 법률에서 이길 수 있는 주제가 되려면, 인간적이어야 하고 가능한 한 단순해야 한다.
많은 변호사들은 기자들의 호의적인 태도가 좋은 기사를 보장해주는 것으로 종종 착각한다. 주의할 점은 언론과 접촉할 경우에는 아무런 보장도 없으며, 그래서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3. 소감
어떤 판사로부터 "관용을 베풀려고 해도 용기가 필요한 세상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과거에는 판사가 언론에 둔감하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판사가 언론에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지적이 제법 나오고 있다. 이 책은 법과 여론의 상호작용과 긴장 관게를 재미 있게 보여주고 있다. 법률가에게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2013. 8. 7.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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