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괄
윌리엄 앨런 닐슨이 엮은 <열린 인문학 강의>를 읽었다. 엮은이는 하버드대학교 영문학 교수를 역임하였고 '하버드 고전' 편집 총 책임자였다. 하버드 고전은 하버드대학교 총장을 40년 역임한 찰스 윌리엄 엘리엇 총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엄선된 고전을 읽으면 학교에서 정규 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인문적 소양을 갖출 수 있다는 엘리엇 총장의 신념을 바탕으로 하버드 고전을 만든 '5피트 책꽂이' 운동을 전개했으며 이 운동의 결과물로 '하버드 고전' 50권이 만들어졌다. 총서를 완간한 이우 독자들에게 고전을 읽은 데 도움을 주고자 하버드대학교 교수를 중심으로 전공에 따라 대중 강의를 하도록 하고 이를 정리해서 51번 째 책으로 엮어냈는데 이 책이 그것이다.
2. 발췌
교황권을 뒷받침했던 라틴어로 된 사상들은 단테가 1300년에 이탈리어를 새롭게 창조하고, 그다음 2백 년 사이에 프랑스와 영어, 독일어가 명확한 형태를 갖추어가면서 빠르게 토대를 잃어갔습니다.
송시여! 아름다움의 의미를 이해해야 하건만 올바로 이해하는 자는 드물고,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은 복잡하고 난해하구나(단테).
철학이 스스로 자신만의 언어로 말하지 못한다면 철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철학이 도움이 된다면, 그 이유는 철학이 스스로 제공해주는 것 이외의 어떤 기준으로도 측량할 수 없는 뭔가 다른 의미를, 그 자체로 뭔가 특별한 의미를 삶에 부여해주기 때문입니다.
철학자는 수상하게 여겨질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상식에 도전합니다. 철학자는 스스로 다수에 맞서 다수가 타성에 젖어 맹목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들을 반성할 수 있게 합니다. 철학자는 무모할 정도로 비판하고, 쉴 새 없이 질문합니다.
실용적이란 말은 이미 달려가고 있는 목표에 도움을 주는 것이고, 비실용적이란 말은 목표 그 자체를 반성하게 하는 것입니다. 철학자들의 충고란 대체로 두 번째 유형입니다.
칸트는 역작 <순수이성비판>에서 감각-지각과 이성 모두에 필수적인 규정을 만들어 극단적인 관점을 교정하려 했던 것입니다. 칸트는 말했습니다. 개념 없는 지각은 맹목적이고, 지각 없는 개념은 공허하다고.
종교란 결핍감, 스스로 얻을 수 있는 세속적 이득에 대한 불신, 운명을 통제하는 힘과 타협에서 구원에 이르는 방법입니다.
원하는 것을 얻는 것 아니면 얻을 것을 원하는 것. 종교란 항상 이 두 가지 극단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기억해야 할 것은 어떤 조합에서든 가장 희소한 요소가 제한 요소이고, 생산량은 다른 요소보다 희소 요인에 의해 더 직접적으로 변동한다는 것입니다. 생산에서의 변화는 풍부한 요소보다 희소한 요소의 변화에 민감하게 따라가므로, 희소 요소가 가장 높은 생산성을 갖는다고 말하다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내가 과학에서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었던 것은 비글호에서 거친 훈련 덕분이라고 확신합니다(다윈)
교양인의 시야와 공감 능력은 바로 다른 세대의 정신과 마주쳤을 때 확장됩니다.
두 세대 동안 희곡은 "인간적인 것치고 나와 관계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모토를 획득하기 위해 분투해왔습니다.
운율만으로 시가 온전해질 수는 없습니다. 의미 없이 반복되는 말들을 웅얼거리는 소리만으로는 시가 될 수 없지요....반복되면서도 진보가 있어야 하고 이러한 반복 자체가 일정한 패턴으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세 가지 소리로부터 그가 만들어낸 것은 네 번째 소리가 아니라 별이다.
3. 소감
우리나라에서도 인문학 강좌가 도처에 열리고 있는 것은 늦은 감은 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몰두하는 사회에서 삶은 무엇인가?를 질문하는 것이 인문학이니까.
2013. 1. 26.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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