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기타)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2. 4. 20. 21:17

1. 개괄

빌 브라이슨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읽었다. 트위터 친구로부터 선물받은 책이다. 저자는 여행작가 겸 기자로 활동하였다. '거의 모든 것'이란 '인류가 지구 상에 출현하기 이전'이 지구의 역사를 통틀어 볼 때 거의 대부분이라는 뜻으로 이해하였다. 과학교양서다.

 

2. 발췌

 세상이 좀 더 정의로웠고, 스웨덴어를 쓰는 사람들이 좀 더 많았더라면, 셸레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과는 영어를 사용하는 지역의 몇몇 유명한 사람들의 업적이 되어버렸다. 셸레는 1772년에 산소를 발견했지만, 여러 가지 놀라울 정도로 복잡한 이유 때문에 그의 논문은 제때에 발표되지 못했다. 독립적으로 연구를 하기는 했지만, 훨씬 뒤였던 1774년 여름에야 같은 원소를 발견했던 조지프 프리스틀리가 그 공로를 인정받았다.

 

우리는 정말로 엄청난 수의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죽고 나면 그 원소들은 모두 재활용된다. 그래서 우리 몸 속에 있는 원자들 중의 상당수는 한때 셰익스피어의 몸 속에 있었을 수도 있다......그러니까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은 우리는 모두  윤회하고 있는 셈이다.

 

1926년에 이르러 마침내 하이젠베르크는 두 가지 이론을 결합시켜서 양자 역학이라고 알려지게 된 새로운 분야를 정립했다. 전자는 파동으로도 설명할 수 입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가 그 핵심이었다. 양자론의 근거가 되는 불확정성은 공간에서 움직이는 과정 또는 어느 순간에 존재하는 위치를 알아낼 수는 있지만, 두 가지 모두를 알아낼 수는 없다는 뜻이다. 

 

아주 유용한 방법을 개발했던 리비는 그 공로로 1960년에 노벨상을 받았다. 그의 방법은 모든 살아 있는 생물체에 들어 있는 탄소-14라는 동위원소가 죽는 순간부터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속도로 붕괴된다는 사실을 근거로 하고 있었다.....그러니까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은 4만 년 정도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지구 위치 파악 시스템 덕분에 우리는 유럽과 북아메리카가 달팽이와 같은 속도로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다. 사람의 평균 일생 동안 대략 2미터 정도씩 멀어지고 있다.

 

흥미롭게도 우리가 지구의 내부에 대해서 무지한 가장 큰 이유는 전통적으로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과 그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연관시키려는 노력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쇼나 보겔에 의하면, "지질학자와 지구물리학자들은 같은 학술회의에 참석하지도 않고,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공동으로 노력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충분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을 정도로 크기는 하지만, 너무 커서 짧은 시간에 스스로 타버리지는 않을 정도로 적당한 종류의 별(행성)에서 신비스러울 정도로 적당한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달이 중력을 이용해서 지구를 안정화시켜주는 덕분에 지구는 오래 기간에 걸쳐서 생물이 성공적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적당한 속도와 적당한 기울기로 안정하게 자전을 계속할 수 있었다.

 

우리가 허용할 수 있는 원소의 양이 지각에 존재하는 원소의 양에 직접 비례한다는 사실은 전혀 놀랍지 않은 법칙이다. 우리는 섭취하는 살코기나 섬유소에 축적되어 있는 소량의 희귀 원소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진화했고, 어떤 경우에는 그런 원소들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있다.

 

대기는 무척 고마운 존재이다. 대기는 우리를 따뜻하게 해준다. 대기가 없었다면, 지구의 평균 온도는 섭씨 영하 50도로 생물이 존재할 수 없는 얼음 덩어리였을 것이다.

 

대서양은 태평양보다 염도가 더 높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염도가 높을스록 밀도가 더 크고, 밀도가 큰 물은 아래로 가라앉는다. 만약 대서양의 염도가 지금보다 낮았더라면, 대서양의 해류가 극 지방까지 올라가서 북극은 더 따뜻해졌겠지만, 유럽의 따뜻한 겨울은 사라져버렸을 것이다.

 

유공충류, 인편모충류, 석회해면류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들어본 적도 없는 수없이 많은 작은 해양생물들이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로 존재하던 탄소가 빗물에 섞여서 떨어지는 것을 흡수한 후에 다른 것들과 합쳐서 작은 껍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결국 그런 해양생물들은 껍질에 탄소를 가두어둠으로써 탄소가 대기중으로 다시 증발해서 위험한 온실기체로 축적되는 것을 막아준다.

 

그물로 잡는 고기의 25퍼센트 정도는 너무 작거나, 원하지 않는 어종이거나, 잡을 수 없는 시기에 해당하는 부수 어획에 해당한다.

 

무엇 때문에 생명이 시작되었는가는 알 수 없지만, 생명의 출현은 단 한번만 일어났다.....우리 모두는 거의 40억 년 전에 시작되었던 단 한 번의 유전적 마술이 세대를 통해서 끊임없이 이어진 결과이다.

 

생명이 복잡하게 진화하는 데에 그렇게 오래 시간이 걸렸던 한 가지 이유는, 단순한 생물체들이 대기 중에 충분한 양의 산소를 불어넣을 때까지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었다.....대기 중의 산소 농도가 대체로 오늘날 수준으로 늘어나는 데에는 지구 역사의 40퍼센트에 해당하는 20억 년 정도가 걸렸다.

 

하나의 세포로 되어 있고, 사는 것 이상의 아무런 야망도 없는 간단한 아메바조차 DNA 속에 4억 개의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다. 칼 세이건이 지적했던 것처럼, 그 정도면 500쪽짜리 책 80권을 채울 수 있는 양이다.

 

박테리아는 도시를 건설하고, 흥미로운 사회생활을 하지는 않지만, 태양이 폭발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곳에 있었다. 지구는 그들의 행성이고, 우리가 이곳에 살 수 있는 것은 그들이 허용을 해주었다는 덕택일 뿐이다.

 

간단히 말해서, 사람들은 자신의 눈으로 직접 차이점을 볼 수 없는 분류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전히 다섯 개의 계로 된 전통적인 분류법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보즈에 따르면, 지구상에 살고 있는 식물을 포함한 모든 생물자원의 총량을 합치면, 미생물이 적어도 80퍼센트 또는 그 이상을 차지할 것이다. 세상은 아주 작은 것들의 소유이고, 아주 오랫동안 그런 상태로 지내왔다.

 

1983년에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의 퍼스에서 일하던 배리 마셜 박사는 몇 가지 위암과 대부분의 위궤양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라는 박테리아에 의해서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의 주장은 쉽게 확인이 되었지만, 워낙 파격적인 것이라서 10년이 지난 후에야 일반적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

 

거의 모든 생물들과 마찬가지로 이끼류는 자신의 존재를 이어가기 위해서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고, 어떠한 모욕도 참아낸다. 간단히 말해서 생명은 그저 존재하고 싶어할 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생물은 그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아주 흥미롭다.

 

간단하게 줄여서 부르는 이름을 누구에게나 유용하고 누구나 동의할 수 있도록 만들려면 단순한 결단력 이상의 무엇이 필요했다. 종의 두드러진 특징을 알아내는 천재적인 직관이 필요했다. 

 

200만 년 전에 초기 인류의 뇌가 갑자기 커지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설득력 있는 설명을 찾지 못했다. 큰 뇌와 똑바로 서서 걷는 것은 서로 깊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3. 소감

거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과학도 교양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2012. 4. 20.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