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책에대한 책)

통섭의 식탁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2. 1. 27. 08:30

1. 개괄

최재천의 <통섭의 식탁>을 읽었다. 저자는 통섭이라는 번역어를 처음 사용한 동물학자로서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를 거쳐 현재는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직중이다.  이 책은 저자가 책을 추천하고 그 책에 얽힌 추억, 소감을 덧붙이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추천된 책은 과학 서적이 많으나, 책 제목답게 인문학 서적도 더러 있다. 

 

2. 발췌

통섭의 식탁? 왜 통섭인가? 기획 독서가 당신을 통섭형 인재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영국인들에게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던 통섭의 개념이 왜 우리에게는 이처럼 쉽게 다가오는 것일까? 나는 우리 음식 문화에서 그 까닭의 실마리를 찾았다. 우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비빔밥이라는 실로 기이한 음식을 개발한 민족이다.

 

고전이란 사람들이 칭찬은 하지만 읽지는 않는 책(마크 트웨인)

 

<요리 본능>에서 저자 리처드 랭엄은 단순히 불의 소유가 아니라 불을 사용한 요리의 발견이 우리를 진정한 만물의 영장으로 만들어주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사람은 살아간다는 것 자체를 위해 살아가지, 그 이외의 어떤 것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위화의 <활착> 서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변신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론으로 내가 제안한 개념이 통섭이다. 나는 21세기 학문 중 그 어느 것도 다른 학문과 소통 없이 홀로 설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과학사학자 아서 밀러는 창의성이란 통합적 사고와 상상력에서 나온다고 주장한다....."창의성도 훈련이다" 이어서 창의성을 함양하기 위해서 우선 제일 먼저 기초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창의성이란 타고나는 게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라는 그의 생각을 더욱 확고하게 해준다.

 

미래 디자이너 벅민스터 풀러는 "물론 우리의 실패는 여러 요인들의 결과지만, 아마도 가장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는 전문화가 성공의 열쇠라는 이론을 바탕으로 사회가 작동한다는 사실이다. 전문화가 포괄적인 사고를 저해한다는 사실은 인식되지 않은 채 말이다"라고 우리 시대의 문제를 진단한다.

 

진정한 소통을 원한다면 우선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서 토머스 모어는 말한다. "진정으로 다른 사람이 다를 수 있도록 해준다면 스스로 달라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고 생각한다. 두 다른 사람이 하나의 삶을 공유하는 문제에서 풍요로움은 다름에 달려 있다" 또한 "관용의 실천을 가르치는 최고의 스승은 당신의 적"이라는 달라이 라마의 가르침은 예수님의 교훈을 닮았다.

 

조나단 포리는 지속가능한 경제를 구축할 수 있는 창의력이 자본주의에 내재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나는 기후변화와 환경 파괴의 시대에 우리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리한 현명한 인간인 호모 사피엔스 Homo sapiens라는 자만을 버리고 공생인간인 호모 심비우스 Homo symbious로 거듭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간디는 우리에게 간구한다. "세상이 변화하기를 원한다면 너 스스로 그 변화가 돼라"라고.

 

"침팬지 사회에서는 무엇을 아느냐보다 누구를 아느냐가 더 중요하다" 프란스 드 발이 남긴 명언이다......'권력의 균형은 매일매일 실험되며, 만일 그것이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도전이 일어나고 새로운 균형이 찾아올 것이다. 결국, 침팬지들의 정치도 건설적이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로 분류되는 것을 명예롭게 여겨야만 한다'(프란스 드 발)

 

생태계의 최정상에 있는 알파 포식자들은 대체로 가장 흔한, 즉 가장 성공적으로 번식하고 있는 동물들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그들이 사라지면 남은 동물 중에서 가장 야비하고 경쟁력이 강한 소수가 생태계를 지배하여 황폐하게 한다. 알파 포식자들은 시장을 독점하려는 몇몇 대기업들의 횡포를 감시하고 규제하는 정부의 기능을 대신한다.

 

도덕성도 엄연한 진화의 산물이다. 어느 사회에서든 보다 도덕적인 개체들이 더 많은 유전자를 후세에 남겼기 때문에 도덕성이 오늘날까지 우리 인간의 본성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인간의 도덕성은 비록 이기주의를 기본으로 한 것이지만, 이른바 '현명한 이기주의' 또는 '고상한 이기주의'의 진화는 간단한 게임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걸 <이타적 유전자>는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인간은 역사의 무대에 잠깐 등장하여 충분히 이해하지도 못하는 역할을 하다가 사라진다(셰익스피어)

 

실화보다 더 재미 있는 소설은 없다(마크 트웨인)

 

저명한 과학자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들은 현대 인류 사회를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사회 및 환경 문제로 생물다양성의 고갈을 들었다.

 

자연계를 구성하는 모든 종은 다 상호의존적이기 때문에 그 균형을 깨는 일은 어느 구성원에게도 궁극적인 이득이 될 수 없다.

 

알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게 우리 인간의 속성이다. 생명에 대한 사랑도 보다 많이 알면 알수록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대지가 우리의 소유가 아니라 우리가 대지의 일부라는 것을......우리가 이 생명의 그물을 엮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단지 그 그물을 이루는 하나의 그물코일 뿐입니다. 우리가 이 생명의 그물에 저지르는 일은 곧 우리 자신에게 저지르는 일입니다(시애틀 추장)

 

훌륭한 이론이란 논리의 완벽함과 더불어 간결성과 적응성을 지녀야 하는데 다윈의 자연선택론은 이런 점에서 거의 완벽하다.

 

3. 소감

최재천 교수의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라는 책을 읽고 큰 감동을 받은 바 있는데, 이 책은 그 책보다 울림이 더 크다. 어떤 이는 나에게 법에 관한 책은 안 읽고 왜 다른 분야 책을 많이 읽냐고 질문한다. 나는 이렇게 답한다. 통섭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일독을 권한다.

 

           2012. 1. 27. 진주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