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책에대한 책)

지식인의 서재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1. 5. 19. 21:13

한정원 <지식인의 서재>를 읽었다. 저자는 방송작가다. 이 책은 저자가 지식인 15명의 서재를 찾아가 책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끝에는 지식인이 책을 추천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책을 읽는 즐거움은 다음과 같다. 어떤 사람을 이해하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그가 읽은 책이 무엇인지?, 그 책을 읽은 느낌이 무엇이었는지?, 그 때 상황이 어땠는지를 아는 것도 재미있고 유효하다. 더불어 장차 읽을 도서목록을 만드는 데 도움을 얻을 수도 있다. 이러한 책을 읽다보면 사람이 책을 불러오고 책이 사람을 불러오는, 순환이 이루어진다.

밑줄을 쳐가며 읽은 문장은 다음과 같다.

 

책은 나의 스승이자 동지이고, 친구이자 연인이며, 훌륭한 적이기도 하죠(조국 교수)

 

모든 인간은 자기가 갖고 있는 껍질과 벽이 있어요. 이것들을 깰 때에만 소통이 되고 변화가 되며 생존이 가능하죠(조국 교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 성찰과 반성을 하면서 긍정과 희망을 갖는 것입니다(조국 교수)

 

모든 이론은 회색이고 영원한 것은 저 푸르른 생명의 나무다(괴테)

 

If everybody is thinking alike, then somebody is not thinking(모든 사람이 똑같이 생각한다면, 어떤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세상에 문제가 생기는 근본적인 원인은 어리석은 사람들은 확신에 차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의문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버트런드 러셀) 

 

어떤 책은 맛보고, 어떤 책은 삼키고, 어떤 책은 씹어서 소화시켜야 한다(베이컨)

 

최재천에게는 글을 쓰면서 소리 내어 읽은 습관이 생겼다. 혀에서 구르지 않으면 그 문장은 무조건 다시 썼다. 거침없이 흘러가지 않으면 수십 번이고 고쳐 썼다. 그러다 한숨에 문장이 쭉 굴러가면 그제서야 완성이다.

 

선박 없이 해전에서 이길 수 없는 것 이상으로, 책 없이 세상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는 없다(프랭클린 루즈벨트)

 

이안수는 최소한의 삶이 친환경적인 삶이라고 이야기한다.....사유는 자신이 읽은 것을 되새김질하는 것인데, 그 사유의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이 글을 쓰는 것입니다(이안수)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다(데카르트)

 

집은 책으로, 정원은 꽃으로 가득 채우라는 앤드류 랑그의 말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그(김용택 시인)다.

 

오랫동안 한 가지를 관찰하여 깊이가 생겼을 때, 그때 글로 옮겨야 해(김용택 시인)

 

글을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글쓰기를 통해서 이 세상의 모든 사물들이 귀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거야. 왜냐하면 세상을 자세히 보아야 글을 쓸 수 있거든(김용택 시인)

 

그림자 말고는 친구는 없고,.......

적은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나는 내게 거추장스러운 것을 모두 깡그리 쓸어버렸다.

나를 극복하는 순간,

나는 징기스칸이 되었다(징키스칸의 편지)

 

인간의 목소리에는 스스로를 치유하는 능력이 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간증하고 통성기도를 하는 거에요(이효재)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의 길을 걸으면, 가슴속에서 온갖 더러운 것이 제거되어 절로 구학이 마음속에서 생기고, 산수의 경계가 만들어져 손 가는 대로 그려내니 이 모두가 이루어진 것이 산수의 전신이다(동기창의 <화론> 중에서)

 

독서와 여행은 서로 닮아 있다......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하는 독서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사진작가 배병우)

 

책은 청년에게 음식이 되고 노인에게는 오락이 된다

부자일 때는 지식이 되고, 고통스러울 때는 위안이 된다(키케로).

 

'침묵을 모르는 도시들은 몰락을 통해서 침묵하게 된다'는 말이 저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건축가 승효상)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필요없는 지식을 경계하라(톨스토이)

 

서재라고 할 것도 없이 이 방 저 방에 책장을 두고 거기에 수백 권의 책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수천 권 또는 수만 권의 책을 담은 서재를 갖고 있고 그 대부분을 읽었다는 이야기에 주눅이 들었다. 그러나 한 가지 위안을 받는 게 있다면 내가 이 책의 주인공들보다 젊다는 사실이다. 죽는 날까지 읽고, 몇 가지를 실천하겠다 다짐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일독을 권한다.

 

               2011. 5. 19. 진주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