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성찰)

내가 걸은 만큼만 내 인생이다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1. 12. 7. 21:21

강풀 외 6인 인터뷰 특강 <내가 걸은 만큼만 내 인생이다>를 읽었다. 한겨레21 창간 17돌 기념 제8회 인터뷰 특강의 화두를 청춘으로 잡고 7명이 강연을 하였는데, 이 책은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강연자는 강풀, 홍세화, 김여진, 김어준, 정재승, 장항준, 심상정씨다. 사회는 김용민씨다. 책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생각을 복잡하게 하면 그건 고민이고, 간단하게 하면 그건 계획인 것 같아요......100번의 습작보다 한 번의 실전작이 낫다고. 습작을 하다보면 어느 정도 타협을 하게 되고 스스로 한계를 규정하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직업이 내가 하는 일이라면 꿈은 어떤 일을 하든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인 것 같아요.....일단 좋아하는 걸 많이 하다보면 그것과 연관해서 하고 싶은 일이 생길 거예요(강풀).

 

한마디로 이야기란 주인공이 사건을 만나 결말로 가는 것입니다. 주인공, 주인공이 겪는 사건, 그리고 결말, 이게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그리고 이야기를 만들기 전에 그것을 한마디로 요약하는 일을 가장 먼저 합니다. 재미있고 흥행에 성공하는 이야기는 한마디로 요약이 돼요(강풀)

 

괴물이 없지는 않다. 그렇지만 진정으로 위험한 존재가 되기에는 그 수가 너무 적다.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의문을 품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믿고 행동하는 기계적 인간들 말이다(프리모 레비).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냐? / 바로 옆의 사람이다(톨스토이)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에게도 밥은 줘요. 왜 아이들이 이런 고통을 겪으며 굶어 죽어야 하나, 그걸 무슨 이유로 모른 척할 수 있는가 싶었어요(김여진)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라캉)

 

어떤 일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하는 거예요(김어준)

 

행복은 적금을 들 수가 없는 겁니다. 이걸 예치했다가 나중에 인출할 수가 없어요. 그때 행복은 그때 고유한 겁니다(김어준).

 

언어를 배우는 데는 결정적 시기가 있다(촘스키)

 

선택하지 않으면 비용이에요. 둘 다 가지려고 하니까 선택을 못하는 거예요(김어준)

 

우리의 뇌를 잘 활용하고 또 우리사회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청춘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이 있느냐, 뇌 과학적 관점에서 제가 추천해드리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운동, 둘째 수면, 셋째 독서 여행 사람 만나기입니다(정재승).

 

창의적 사람은 암기를 안 할 것 같다는 편견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지식도 쌓고 스킬도 몸에 익히면서 기본적인 것을 해놔야 진짜 어려운 문제에 자신의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거죠......만 시간의 법칙 같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청춘의 시기에 무언가에 만 시간 정도 집중해서 스킬을 완전히 익히고 나면 그 위에 천재적 업적들을 얹을 수 있다는 거죠(정재승)

 

뇌의 여러 영역들이 굉장히 독특하게 연결됐을 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어떤 문제를 엉뚱한 방향으로 바라보거나 전혀 상관없는 걸 연결하는 일이 필요합니다(정재승).

 

직감적으로 스쳐가는 운을 낚아챌 수 있는 방법은 갈증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만큼 그 일에 굶주려 있느냐 항상 그 일을 생각하고 지켜봤기 때문에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겁니다(장항준).

 

긴장하면 지는 거고 설레면 이기는 거다.

 

힘없는 정의는 무력하고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다(파스칼)

 

자유라는 것은 자기 이유의 준말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선택을 했을 때, 나의 이유가 분명한 선택이라면 그건 책임질 수 있는 선택, 즉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믿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사법연수원 다닐 때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노동법연구회에도 가입하였고, 근로자를 상대로 노동법강의를 하였으며, 석탑노동연구원에서 노동조합실무 강의를 들었다. 3년간 정훈장교로 군대생활을 하고 나니 갑자기 인권변호사를 할 자신이 없었다. 단 한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판결을 해보자는 소박한 생각으로 법원에 들어왔는데 20년이 지났다. 뜨거운 가슴으로 보낸 사법연수원 생활이 있었기에 판사생활이 그나마 정체없이 조금씩 전진하지 않았나 싶다. 청춘의 꿈은 성공보다 실패가 더 값진 것이 아닐까 어림짐작해본다. 

 

                         2011. 12. 7. 진주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