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철학의 고전들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1. 8. 19. 08:00

서정욱 교수 <철학의 고전들>을 읽었다. 저자는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현재 배재대학교 철학과 교수다. 이 책은 고전을 알기 쉽게 재미 있게 소개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서 소개하는 고전은, 소크라테스의 변론, 향연, 국가, 니코마코스 윤리학, 오이디푸스왕, 안티고네, 쾌락, 명상록, 뤼시스트라테, 고백록, 철학의 위안이다. 인상 깊게 읽은 문장은 다음과 같다.

 

내가 나에게 무죄판결을 내린 재판관 님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죽음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앞에서 논의와 정의와 불의, 선과 악은 그 자체로는 하나지만 여러 가지 행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진실을 사랑한다는 것은 이렇게 '결합하여 밖으로 나타나지 않는 것을 찾아내어 아는 것'을 말합니다.

 

나는 당신의 명령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명령은 유한한 인간의 명령이지 신의 명령이 아닙니다. 신은 사람이 죽으면 그 시신을 매장하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단지 유한한 인간의 명령이 아닌 무한한 신의 명령에 따라 행동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동생이 오빠의 시신을 수습하여 무덤을 만들어 주는 것이 어찌 죄가 된단 말입니까? / 신은 죽은 사람에게 무덤을 만들어 주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인간 크레온은 무덤을 만들지 말라고 명령했다. 누구의 명령이 먼저일까? 신의 법? 아니면 인간의 법? 안티고네의 고뇌는 여기서 시작된다. 안티코네는 결국 신의 법을 따를 것을 결정하는데, 여기서 우리는 오이디푸스 집안사람들의 고집과 꺽이지 않는 의지를 볼 수 있다.

 

자신보다 뛰어난 이성을 가진 사람들의 말을 듣는 것도 군주의 도리라고 배웠습니다. 이성에 굴복하지 않는 이성은 결코 이성이 될 수 없습니다.

 

지혜가 없는 곳에는 행복도 없다. 오만한 자는 모든 일이 끝난 다음에 지혜를 배운다. 크레온은 이 사실을 너무 늦게 깨우쳤다.

 

죽음이 두려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진정으로 깨달은 사람은 살아가면서 두려워할 것이 없다. 죽음이라는 상황을 예상하여 고통스러워하는 것 또한 헛된 일이다. 죽음 자체는 아무 것도 아니다. 우리가 존재하는 한 죽음은 우리와 함께 있지 않고, 죽으면 이미 우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죽음은 산 사람이나 죽은 사람 모두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다(메노이케우스).

 

만약 우정이 없다면 우리는 대화를 할 수 없겠지? 대화는 사람들 간의 소통 수단인데 우정이 없다면 이러한 소통 수단도 사라질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 행복이나 즐거움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즐거움이나 쾌락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공동체를 원치 않겠지? 그래서 나는 우정이 우리 사회와 공동체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며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최대의 쾌락이란 모든 혼란스러운 삶에서 벗어나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떤 고통도 아무런 동요도 없는 아주 평화로운 상태를 말한다. 이런 상태를 바로 평정심이라고 부르지.

 

현자는 가장 긴 시간이 아니라 가장 즐거운 시간을 누리고자 하는 자이다.

 

행복했던 과거의 당신은 한 번도 당신에게 불운과 행복을 물은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행복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운에 빠진 지금, 당신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행복과 불운에 대해서 묻고 있습니다. 이제 당신은 지금의 상태가 결코 불운한 것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행복과 행운은 사람의 정신을 어둠으로 덮기 때문에 오류와 악습으로 이끌지만, 불운은 정신으로부터 선입관을 없애고 진리와 덕으로 인도합니다.

 

청소년권장도서로 지정되었을 만큼 쉽고 재미있게 씌어져 있다.

 

        2011. 8. 19. 진주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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