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하버드 철학을 인터뷰하다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0. 8. 30. 22:14

하버드 철학 리뷰 편집부가 엮은 <하버드 철학을 인터뷰하다>를 읽었다. 하버드 대학의 학부생들이 자발적으로 창간하여 운영하는 있는 철학잡지 <하버드 철학 리뷰>가 있는데 그 편집인이 1991년에서 2001년 사이에 저명한 철학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 이 책이다.

 

인터뷰에 응한 철학자는 움베르트 에코, 리처드 로티, 코넬 웨스트, 스탠리 카벨, 알랙산더 네하마스, 존 롤스, 하비 맨스필드, 앨런 더쇼비츠, 핸리 앨리슨, 마이클 샌델, 힐러리 퍼트넘, 윌러드 콰인, 코라 다이아몬드, 피어 웅어다. 인상 깊게 읽은 구절은 다음과 같다.

 

도서관이 신을 대신할 것(에코)

 

소크라테스적 관점에서 보면 삶에는 오직 한 가지 방식이 있고, 그 방식을 안다는 것은 그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네하마스가 보기에는 수많은 삶의 방식이 있으며, 그 삶에 칭찬할 부분이 잇다면 그것은 개성에 달린 것이다.

 

니체에게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은 다른 무언가를 급진적이고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무에서 창조되는 것은 없습니다.

 

롤스는 인간이 자기만의 목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자유로 간주한다......롤스는 <정의론>에서 공리주의가 사회복리의 총합을 극대화하지만, 개인의 권리를 충분히 존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한다......여기서 그는 사회적, 정치적 차등이 사회의 최소 수혜자들에게 이득이 될 때에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이른바 원리라는 것에 기반해서 모든 일에 대한 견해를 가지는 사람들을 믿어서는 안 됩니다......남북전쟁을 유발시켰던 남부의 연방 탈퇴는 전적으로 정당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정의롭지 못한 것은 그 탈퇴가 노예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민주주의 사회에는 자유와 평등 사이의 충돌이 존재합니다(존 롤스)

 

니체가 "신은 죽었다"는 말로써 의미한 우리의 상황은 인격적 신에 대한 것이 아니라 초월적 원리나 이상이 죽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역사적 의식이 그것을 죽여왔던 겁니다. 그래서 니체를 간과하는 것은 동시대 철학에 있어서 역사의 중요성과 역사주의의 힘을 간과하는 겁니다(하버 맨스필드).

 

민주주의가 작동함으로써 입법부가 사회의 결정을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대법원이 해야하는 주요한 임무입니다. 그것을 넘어 또다른 중요한 역할은 입법부와 사법부의 여러 기관에 자신들의 권리를 관철시킬 수 있는 정치적 힘을 가지지 못한 소수자의 헌법적 권리를 변호하는 것입니다. / 판사들은 현실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판사들은 현실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판결을 내려야 하는데, 이러한 판결들은 현실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파악에 근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법부는 정부의 다른 어떤 기관보다도 개방적이야 합니다 / 정의는 절차, 바로 공정한 절차입니다. / 저는 판사를 더욱 전문적으로 뽑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 상세하게 검토하고 덜 정치적으로 뽑아야 합니다. (앨런 더쇼비츠)

 

마이클 샌델은 아리스토텔레스를 옹호하고 헤겔의 가치를 일깨우며 칸트를 비판함으로써 철학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철학이 철학의 문제들을 다루는 도구가 아니라, 철학자들이 인간에 대한 문제들을 다루기 위해 발전시킨 방법이 될 때 철학 자체를 소생시킬 수 있다(존 듀이)

 

콰인에게 인식은 신성한 것이 아니며 수정 가능한 것 이상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부분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렇지만 책을 읽는 이유는, 책을 읽기 전보다 책을 읽고 난 후 단 한가지라도 더 알거나 모르는 점을 깨닫는 데 있다고 믿는 나로서는 수확이 있었다. 평소 마이클 센델의 정의론보다 존 롤스의 정의론에 끌렸던 나로서는 두 사람의 인터뷰를 대조해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2010. 8. 30.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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