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동양학 강의>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0. 6. 24. 22:47

조용헌의 <동양학 강의> 인사편을 읽었다. 저자는 원광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민속학을 전공하여 불교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조선일보에 '조용헌 살롱'을 연재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강단이 아닌 江湖에서 보고,

듣고, 깨달은 것을 정리한 책이다. 인상 깊게 읽은 구절은 다음과 같다.

 

부산 강수길 선생의 다법이 지향하는 바는 일상의 복잡한 생각을 단순하게 만드는 데 있다.

 

사제관계를 인도의 라즈니시는 <위대한 도전>에서 연인의 관계에 비유하였다. 서로 그리워하는 관계라야 한다는 것이다.

 

功成身退(공을 이루면 뒤로 물러난다 / 장량은 1인자의 추적을 피해 오지인 장가계로 도망가서 .도망가면서 한 말)

 

실제로 따져보면 영남은 야당인 남인의 본거지였으므로, 조선 후기 200년 노론 정권 치하에서 완전히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경험을  해본 사람은 복잡한 현상을 매우 단순화시키는 힘이 있다.

 

정치권력은 난로와 같아서 가까이 가면 화상을 입고, 너무 멀리 떨어지면 춥다(소설가 이병주)

 

소쇄원은 조선 선비들의 살롱이자 아카데미였다고 해야만 그 정체성이 드러난다.

 

자살은 예방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하나는 탈출구의 확보요, 다른 하나는 독존의식이다.

 

桐千年老恒藏曲 梅一生寒不賣香 月到千虧餘本質 柳經百別又新枝(동천년노항장곡 매일생한불매향

월도천휴여본질 유경백별우신지) / 오동나무는 천년이 되어도 항상 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동안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달은 천번 이지러져도 그 본질이 남아 있고, 버드나무는 백번 꺾여도 새 가지가 올라온다. 

 

음악이란 무엇인가? 不言之敎다. / 敎는 交다.

 

글을 잘 쓰려면 어떤 훈련을 받아야 하는가? 우선 독서가 필요하다. / 태클을 걸어야 한다. 매사를 수긍하고 그냥 지나치면 문제의식이 생기지 않고, 문제의식이 약하면 문장의 질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사람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요소는 빛과 소리다. 그러므로 눈과 귀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면 눈보다도 귀가 더 비중을 차지한다. 왜냐하면 눈은 뒤에 있는 것은 보지 못하지만,

귀는 뒤에서 들리는 소리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혜는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지혜는 자기의 내면에서 솟아 나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가'처럼 고요히 앉아 있을 줄 알아야 한다.

 

행복은 천천히 그리고 한가하게 사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도 이로우면서 타인에게도 이로워야 오래간다(自利利他)

 

맹자가 말한 군자의 세 가지 낙은 첫째, 부모가 살아 있고 부모가 무고한 것이요, 둘째는 하늘을 우러러 보아도

부끄러움이 없고 주변 사람에게도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요, 셋째가 천하의 인재들을 얻어 교육을 시키는 일이다.

 

일상에서 고요함을 유지하지 못하면 결국 무너진다. 생존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어떻게 靜을 유지할 수 있단 말인가? 기도(명상)와 걷기 그리고 차마시기다.

 

이 책을 읽다보면 강호를 유람하고 싶다. 그러나 어쩌랴 그건 꿈이고 현실은 여기인데. 나는 지금 여기가

더 중요한 걸. 일독을 권한다. 자유로워질 것이다.

 

                   2010. 6. 24.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