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건강)

박상흠 <웰빙마음>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0. 4. 13. 21:18

   박상흠 교수님이 쓴 책 <웰빙마음>을 읽었다. 박상흠 교수님은 현재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로 계신다. 박교수님은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가 20년 전 국군진해병원에 입원하고 있을 때 담당 군의관이었다. 그 때 군의관님은 내게 격려의 말과 함께 여러 책을 선물하였다. 그 중에 칼 사이몬트 등이 쓴 <마음의 의학과 암의 심리치료>라는 책이 있었는데, “병이 생기면 그 병을 통하여 메시지를 받고 이 메시지를 이해함으로써 하나의 반성의 기회로 삼게 되는 것이며, 생활영역에서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가 병으로 표출된 것"이라는 부분이 오래토록 기억에 남았고, 필자가 법원회보에  쓴 '누구도 나에게 이 길을 가라하지 않았네'에도 이 부분이 인용되어 있다.

 

   국군진해병원을 퇴원 후 여러 차례 군의관님이 생각났으나 찾을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최근에 트위터에서 군의관님 이야기를 꺼냈더니 어떤 분이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에 계신다고 알려주어 연락이 되었다. 박교수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따뜻한 편지와 함께 보내 온 책이 바로 이 <웰빙마음>이다. 20년 전과 똑같으시다.

 

   이 책은 해리슨 내과학 책 첫 페이지에 의사에게 요구되는 세 가지 항목이 과학적 지식, 숙달된 진단 및 치료 시술과 함께 인간에 대한 이해를 들고 있다는 점을 인용하고 시작한다. 히포크라테스가 공기, 물, 음식, 지형 등의 생활환경과 일상생활 및 습관에 연관된 정서가 질병의 발생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 사실을 환기시킨한다. 그런 다음 질병의 원인에 마음(감정)이 중요하고, 나아가 질병의 치료에 마음(감정) 조절이 큰 도움이 된다는 저자의 주장을 펼친다. 이어 마음(감정) 조절도 꾸준하고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마음(감정) 조절의 연습과 운동에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마음 버리기, 마음 내리기, 마음 이완하기, 마음 녹이기, 마음 돌리기, 마음 넓히기, 마음 승화하기, 마음 바라보기, 마음 뿌리찾기, 마음의 휴식, 마음 조절을 굳건히 하기를 권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재미 있는 사례를 들어 제시한다.

 

   몇 가지만 소개하면, 마음 변비의 해소에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변기에 물 내림 버튼을 누르기 전에 마음 속으로 '내 마음 속에 남아 있는 불쾌한 감정들이, 이 대변과 함께 내려갑니다'고 외우고, 마음의 고혈압으로 머리에 몰려 있는 기운을 가라앉히고 피를 하체로 보내기 위한 호흡으로, 횟수는 의식적으로 최대한 적게 하고, 호흡의 깊이는 최대한 깊게 심호흡을 하며, 긴장은 '현재의 나와 미래에 되고자 하는 나 사이에 생기는 차이 때문에 발생하므로(오쇼 라즈니쉬), 긴장을 유발하는 차이를 없애기 위한 방법은, 현재의 일과 현 시간의 상황에 푹 빠져 몰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틈틈이 '사람에서 노화가 진행되면 신체에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나는데, 그 중에 가장 뚜렷한 변화는 신체에서 차지하는 물의 비율이 점점 감소한다'를 비롯한 의학상식이 소개되고, 사무엘 울만의 '청춘'을 비롯하여 저자의 독서력을 알 수 있는 많은 책들이 등장한다. 몇 가지만 옮기면 다음과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기하고 마는 것도 바로 그 순간이지. 사막의 언어로 말하면 '사람들은 오아시스의 야자나무들이 지평선에 보일 때 목말라죽는다'는 게지!

 

   모든 긴장의 근본 원인은 '되는 것'에 있다 즉 현재의 자신과 되고자 하는 자신 사이에 간격이 벌어지면서 긴장을 유발한다(오쇼 라즈니쉬)

 

   이 책의 끝에는 20년 전 내게 주셨던 보왕삼매론이 소개된다. 한 구절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마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겨나기 쉽고, 탐욕이 생겨나면 마침내 파계하여 도에서 물러나게 되느니라.

 

   평생을 환자와 이웃과 책을, 선의로 대한 의사의 기록을 볼 수 있다. 일독을 권한다.

 

                    2010. 4. 13.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