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성찰)

한비야의 '그건 사랑이었네'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09. 9. 6. 14:13

한비야의 '그건 사랑이었네'를 읽었다. 그녀가 쓴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의 중국견문론'을 재미 있고 감동적으로 읽은 기억이 나서 주저없이  이 책을 집어들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책을 발행한 지 한달 남짓만에 14쇄라니 엄청나게 팔린 셈이다. 1쇄에 2000부를 인쇄했다고 가정하면 벌써 28,000부가 팔린 셈이다. 사람들이 한비야의 책을 즐겨 읽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았다.

 

1. 한비야의 삶이 부럽다.

자유롭고 행복한 한비야의 삶이 부러운 것이다. 잘 나가던 국제홍보회사 그만두고 오지여행을 떠나는 것이라든지, 중국어를 배우고 싶어 중국유학을 간다든지, 월드비전 구호팀장으로 재난현장을 누비며 인도적 지원을 한다든지, 그 위험하고 힘든 과정을 즐기는 점이라든지.. 사람들은 그러한 한비야의 삶이 부러운 것이다. 당연히 그런 삶에는 대가가 따르겠지만 책 읽기에는 특별한 대가를 치를 필요 없는 점도 한 몫 하지 않았나 싶다.

 

2. 그녀의 문체가 매력적이다.

한비야의 책을 읽다보면 참 빨리 읽힌다. 책을 잡았다 하면 놓지를 못한다. 나 역시 토요일, 일요일 2일만에 이 책을 다 읽었다. 그녀의 문체는 대화체다. 마치 옆에서 이야기 하듯이 글을 써내려 간다. 그리고 간결하다. 그녀의 솔직함과 함께 그녀의 책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3. 그녀의 삶에 동참하고 싶다.

봉사하는 삶에 동참하고 싶은 것이다. 책 내용이 얻고 싶은 것의 전부라면 책을 빌려봐도 될텐데 굳이 그녀의 책을 사는 사람들의 심리 속에는 작지만 책 1권을 삼으로써 그녀의 삶에 끼어들고 싶은 것이다. 저자도 이 책에서 언급했지만 책 발간 후에는 월드비전의 기부금도 는다고 하지를 않는가?

 

이 책에서 인상 깊게 읽은 구절은 다음과 같다.

 

한마디로 카르페 디엠, 그 순간을 느끼고 마음껏 표현하며 즐기는 것이 내게는 매우 소중한 삶의 기술이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 그 꽃(고은)

 

이제 자기도 두 얼굴이 있어야 해요. 현장에서 도와줄 때의 얼굴과 현장 밖에서 도와달리고 할 때의 얼굴 말이죠(탤런트 김혜자)

 

얼마 전 정신과 의사 친구에게 들었는데 어렸을 때 칭찬을 듬뿍 받고 자란 아이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자기의 뜻을 거침없이 펼 확률이 높다고 했다.

 

칭찬 효과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따르면 칭찬을 받는 사람보다 하는 사람의 행복 지수가 훨씬 높아진다고 하니 더욱 잘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피에르 신부님도 <단순한 기쁨>에서 위로한답시고 이런 말 저런 말 하는 것보다 가만히 곁을 지켜주는 것이 더 큰 응원이라고 말했다.

 

인디언들이 가뭄이 심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들은 비가 올 때까지 계속 기우제를 지내니까.

 

주여,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게 해주시고

제가 할 수 없는 것은 체념할 줄 아는 용기를 주시며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성 프란치스코의 기도문)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 놓고 가는 것

당신이 이곳에 살다간 덕분에

단 한 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다(랄프 왈도 에머슨)

 

그녀는 2009년 9월 월드비전을 그만두고 인도적 지원에 관한 석사과정을 이수하러 미국 터프츠대학교로 유학을 갔다. 그녀가 성공하길 독자의 한 사람으로 빈다.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2009. 9. 6.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