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추천)

사르트르의 '지식인을 위한 변명' 중에서

자작나무의숲 2007. 9. 10. 21:39

오래 전에 읽은 사르트르의 '지식인을 위한 변명'중에서 되새겨볼 만한 구절은 다음과 같다.

 

지식인이란 자기 내부와 사회 속에서 구체적 진실(그것이 지니고 있는 모든 규범과 함께)에 대한 탐구와 지배자의 이데올로기(그 안에 담긴 전통적 가치체계와 아울러) 사이에 대립이 존재하고 있음을 깨달은 사람이다.

 

지식인이 자신의 일 속에서 무엇인가 성취하려고 할 때 피하지 않으면 안될 커다란 위험 중의 하나는 너무 조급히 보편화하려는 태도이다...... 부르조아가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로 지식인은 '보편적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그러면서도 동시에 그는 자기가 아직 보편적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앎으로써, 그의 내부에서 그리고 그의 외부에서 -또한 그 역으로- 보편적 인간이란 '이루어 나가야 할' 존재라고 파악해야 한다.

 

도전받는 이데올로기는 매순간 '사건'을 통해 현실화된다. 이 이데올로기는 명확하게 정의된 명제들의 집합으로 우리 앞에 제시되기보다는, 특정한 사건을 해명하고 은폐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해서 사이비 지식인은 진정한 지식인처럼 '아니다'고 말하는 법이 없다. 그는 '아니다. 하지만......', 또는 '나도 잘 안다. 하지만, 그래도......'라고 즐겨 말한다.

 

(역자 조영훈님은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자신의 연구 분야에서 보편적 법칙과 진리를 얻은 지식 전문가가 그 진리를 사회와 인간 전체에로 보편화시키려고 하는 과정에서 그는 지식인이 되는 것이다. 이때에 그가 지향하는 보편성은 지배 계급과 그 자신의 계급의 '특수주의'를 파괴하려는 경향을 지닌다. 2007. 9. 10.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