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추천)

'이우재의 논어읽기' 중에서

자작나무의숲 2007. 4. 28. 20:34

2004. 9. 7. 읽은 '이우재의 논어 읽기' 중에서 오래토록 여운이 남는 구절은 다음과 같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子曰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유야! 너에게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겠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그 지위에 있지 않고서는, 그 정사를 논의하지 않는다."(子曰 不在其位 不謀其政)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날씨가 추워진 후에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더디 시드는 것을 알 수 있다."(子曰 歲寒 然後知松柏之後彫也)

 

공자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시길 "정치란 올바름입니다. 당신이 솔선하여 올바르게 행동하시면, 누가 감히 올바르지 못한 짓을 하겠습니까?" (孔子對曰 政者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

 

자공이 묻기를 "마을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면 어떻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아직 옳다고 할 수 없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미워하면 어떻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아직도 옳다고 할 수 없다. 마을 사람들 중 착한 사람들이 좋아하고, 착하지 않은 사람들이 미워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현이 부끄러움에 대해 물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나라에 도가 행하여지고 있으면 봉록을 받는다. 그러나 나라에 도가 행하여지고 있지 않은데도 봉록을 받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자공이 묻기를 "한마디 말로 평생 동안 실천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그것은 서(恕)이다.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마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가르치는 데 차별이란 없다"(子曰 有敎無類)

(이 대목에서 이우재님은 공자의 진보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이우재는 누구인가?

이우재님은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4학년에 재학중 긴급조치 9호로 구속, 80년 게엄포고령으로 구속, 88년 인천 5.3 사태로 구속된 바 있고, 인천지역사회운동연합에서 활동하였다.

그는 서울대학교 다닐 적에 서울대가 낳은 3대 천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똑똑하였다고 한다. 1990년대에 지리산 山主의 집에서 그를 만난 적이 있다.  그 뒤에 지리산 山主로부터 그가 지었다는 이 책을 선물받았다.

이우재님의 이력으로 볼 때 논어읽기란 책을 낸 건 의외일지도 모르겠다. 저자후기에 적힌 대로, 그가 공자를 발견하게 된 것은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화를 내지 않는다(人不知而不 不亦君子乎)는 논어의 구절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그는 세상에 대한 원망에서 벗어날 수 없었는데, 고심한 학덕을 지녔으면서도 이 세상에서 한번도 제대로 쓰임다운 쓰임을 얻지 못했던 공자가 화를 내지 않았다는 구절을 읽고 그로부터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살아가는 법을 한번 배워보자고 하여 논어를 공부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쨌거나 이우재님이 원하건 원하지 아니하건, 이 세상이 그의 재능을 활용할 수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2007. 4. 28.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