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기타)

이일균의 '걷고 싶은 길'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07. 1. 13. 22:31

이일균의 '걷고 싶은 길'을 읽었다. 이일균님은

경남도민일보 기자다. 걷고 싶은 길은 경남, 부산 지역에서

걷고 싶은 길을, 숲길, 물길, 산사 가는 길, 마을길 등 4갈래로 나누어 정리하였다.

 

추천한 숲길 중에는 창원 자여에서 우곡사 오르는 길, 진주 판문동 상낙원을 가보고 싶다. 물길 중에는 가덕도 눌차에서 선창까지, 낙동강과 밀양강이 만나는 삼랑진 강변을 가고 싶다. 산사 가는 길은 단연코 사천 곤양 다솔사 길이 눈에 띈다. 마을길은 의령 가례면 갑을마을길, 창원 동읍 곡목 마을길이 끌린다.

 

이 책의 저자는 숲길에서 도시의 소음을 차단하고 싶어한다. 물길에서 기원을 찾고 싶어한다. 산사 가는 길에서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고 싶어 한다. 마을 길에서 과거와 현재를 잇고 싶어한다.

 

그 길에서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떠올리고,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읖조린다.  걷기 운동의 효과를 설명하기 위하여 KBS 생로병사의 비밀을 들먹이고, 김영길의 '걸으면 산다'를 꺼낸다.  경희의대 김병성 교수를 내세워 걷기운동의 방법까지 설명해준다.

 

당나라 고승 혜해스님의 도 닦는 방법 즉, 배고프면 밥 먹고 피곤하면 잔다는 것을 귀뜀해줌으로써, 밥 먹을 때 밥은 먹지 않고 머리나 굴리고, 잠잘 때는 잠자지 않고 온갖 것을 꾸미고 비교하는 있는 우리를 에둘러 나무란다.

 

이 책의 저자는 걷고 싶어한다. 숲길, 물길, 산사가는 길, 마을길 속에서 그는 떠나고 싶어한다. 이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그리고 다시 돌아오고 싶어한다. 세상 공부를 다시 하고 싶어서.... 저자는 최대한 자기 소리를 죽인다. 독자들이 등산로를 택할지, 산책로를 택할지 결정하도록 맡겨둔다. 그는 단지 길라잡이 역할에 머무르고 싶어한다.  나머지는 독자의 몫이다.

 

걸어보자. 자동차를 버리고, 일상을 버리고, 숲길에서, 물길에서, 산사가는 길에서, 마을길에서 자신을 발견해보자, 꿈을 떠올려 보자, 지금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보자.. 그러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자신을 찾는 데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대화를 나누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리라.

 

'걷고 싶은 길'을 읽은 참에 내일 가족과 함께, 이 책 18쪽에 소개되고 있는, 창원 자여에서 우곡사 오르는 길을 가보기로 하였다.

 

  2007. 1. 13. 창원에서 자작나무 올림

(덧붙이는 글 : 조금 전 우곡사에 다녀왔는데, 자여마을에서 우곡사까지는 콘크리트 길이라서 재미가 덜하고, 우곡사 왼쪽에 나 있는 산책로를 따라 뒷산을 오르내리니 왕복 1.4km, 소요시간 40-50분 정도로서 적당하였다. 뒷산에서 왼쪽으로 가면 비음산, 덕암산으로 이어지고, 오른쪽으로 가면 정병산이 이어진다. 겨울철인데도 심심찮게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우곡사 안의 약수터에도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2007. 1. 14.) 

(2007. 1. 27. 곡목마을, 본포 백사장을 다녀왔다. 곡목마을은 책에서 소개한 대로 조용한 마을이었고, 돌담길이 인상적이었다. 본포 백사장은 낙동강을 끼고 걸을 수 있다는 점에서 특이한 곳이었다. 책에서 소개한 '알수 없는 세상'이라는 찻집은 여전히 건재하였다).

(2007. 2. 3. 마산수원지 길을 다녀왔다. 팔용산을 등산하고 내려오는 길에 마산수원지 길을 이용했는데, 양 옆에 늘어선 나무들, 발바닥을 통해 전해오는 흙길의 감촉이 책에서 소개한 그대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