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실무

협상의 법칙, 조정의 법칙

자작나무의숲 2006. 9. 2. 23:29
 

“협상의 법칙”을 읽고 조정의 법칙을 생각하며

1. 세상의 8할은 협상이다 / 분쟁해결의 8할은 조정이다

허브 코헨이 쓴 “협상의 법칙”을 읽었다. 그는 카터,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 재임시 테러리스트 상대 협상자문역을 맡았다고 한다. 그런 경력자의 조언이라면 조정에 유용하겠다 싶어 책을 구입하였다. 허브 코헨은 세상의 8할이 협상이라고 단언한다. / 손해배상사건을 전담하는 필자는 분쟁해결의 8할을 조정으로 처리하고자 한다. 지난 9개월간 처리한 손해배상사건의 5할?을 조정으로 처리하였으므로, 8할의 목표가 헛된 꿈은 아니리라.

2. 무엇이 협상을 좌우하는가 - 힘, 시간, 정보

허브 코헨은 협상의 3대 요소를 힘, 시간, 정보라고 본다. 인쇄된 것은 무엇이든지 경외성을 갖고 대한다(합법성의 힘). 카터 전 미국대통령이 이집트 사다트 대통령과 이스라엘 베긴 수상 간의 평화협정 체결을 중재할 수 있었던 것은, 캠프 데이비드에 자전거 2대를 제외한 모든 편의시설을 치운 다음 두 사람을 초대하여 밤에는 재미없는 영화 3편 중 하나를 골라 볼 수 있게 하고 낮에는 10시간 이상 중재협상하는 일을 13일 되풀이했기 때문이다(끈질김으로 인해 얻는 힘). 협상은 마감시간 직전에 이루어지므로,  상대방의 마감시간을 알아낸다(시간). 상대측의 진정한 한계를 알아낸다(정보). / 판례, 통계자료, 전문서적, 하다못해 자기가 썼던 판결을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었다(합법성의 힘). 고등법원에서 5차 기일에 걸친 설득 끝에 결국 조정을 성립시킨 적이 있었다(끈질김으로 인해 얻는 힘). 분쟁을 빨리 끝내려고 하는 사람에게 양보를 얻어낸다(시간). 형사기록이나 당사자 주장을 통하여 소송 제기 이전에 당사자가 제시했던 금액을 탐색하고 이를 조정안 작성의 기초로 삼는다. 피고 명의의 재산이 없을 경우 유효한 집행방안을 강구하고 인용금액을 낮추는 조정안을 제시한다(정보).   

3. 무엇을 어떻게 협상할 것인가?

허브 코헨은 협상에서 “위로 갈수록 유리해진다” “자신을 주목하게 하라”는 원칙을 제시한다. / 당사자가 법인인 경우 상급자를 조정 테이블에 이끌어 내는 것이 조정성공의 첩경이다. 교통사고로 외아들을 잃은 부모에게 다소 지루하다고 싶을 만큼 위로의 말을 건넴으로써 상황을 인간화시킨 다음 간단하게 조정안을 제시한다.

4. “아우슈비츠에서 하느님은 대체 어디에 있었습니까?” “그러면 사람은 도대체 어디에 있었는가?” / “정의가 대체 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입니까?” “그러면 정의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2002년 부산법원 주보에 부산지방법원 문형배 판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