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죽음의 부정

자작나무의숲 2022. 1. 26. 10:28
1. 개괄
어니스트 베커가 쓴 '죽음의 부정'을 읽었다.
인간의 근원적 문제인 죽음, 종교, 악에 관한 그간의 연구들을 망라한 역작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2. 발췌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부자유하다. 즉, 우리는 자유로부터 감옥을 만들어낸다.
-랑크

속물근성은 진짜 적이 누구인지 안다. 자유를 너무 열심히 따르면 허공으로 끌어올려질 위험이 있으며 너무 철저히 포기하면 필연성의 감옥에 갇힐 수 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사회적으로 가능한 것의 발자취를 밟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키르케고르가 주장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주억압은 성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인식이다. 랑크가 여러 책에서 설파하고 브라운이 최근에 다시 주장했듯 정신분석학에 대한 새로운 관점에서 중요 개념은 죽음의 억압이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피조물적 성격이며 이것이야말로 문화의 토대가 된 억압, 자의식적 동물 고유의 억압이다.

괴테 말마따나 우리는 일단 경험에 뛰어들고 나서 그 의미를 따져야 한다. 따지기만 하고 뛰어들지 않으면 미쳐버리며 뛰어들기만 하고 따지지 않으면 짐승이나 다를 바 없다.

한마디로 실존은 너무 무거운 짐이다.

인간이 의미를 부여하는 모든 행위와 그 부산물은 모두 죽음을 부정하는 것에 기초를 둔다.

2022. 1. 26. 서울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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