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정치사회)

엘리트 세습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21. 7. 25. 07:44
1. 개괄
대니얼 마코비츠가 쓴 '엘리트 세습'을 읽었다. 그는 예일대 로스쿨 교수이자 사법연구소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 책은 능력주의를 비판한다. 엘리트 근로자가 부를 독차지하고 있고 그 능력을 자녀에게 물려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귀족시대와 무엇이 다르냐고 질문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대책은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교육이 시행되면 부유층이 아닌 엘리트가 대폭 늘어날 것이다', '급여 세제 개혁과 임금 보조금을 시행하면 중산층 근로자보다 상위 근로자에게 유리한 현재의 세금제도가 반전되고 그 대신 중산층 근로자에게 이로운 상황이 확고해질 것이다'와 같은 주장에 들어 있다.

2. 발췌
벤저민 디즈레일리의 말을 빌리면 현재 미국에서는 부유층과 나머지 계층이 "두 개의 나라를 구성한다. 그들은 서로 접촉하지도 동정하지도 않는다. 다른 지역이나 다른 행성에 사는 사람들처럼 서로의 습관 생각 감정에 무지하다. 서로 다른 가정교육을 받고 성장하며 다른 음식을 먹고 다른 예법을 따르고 같은 법률을 지키지 않는다."

능력주의는 귀족 제도를 해체하기보다 재편해 부가 토지나 공장이 아닌 인적 자본 즉 숙련 근로자의 자유 노동 형태로 존재하는 세상에서 카스트와 같은 계층 질서를 만들어낸다.

오늘날 미국 부유층 학생과 저소득층 학생 간 성취도 격차는 백인과 흑인 간 현재 성취도 격차인 세 학년보다 크며 20세기 중반의 흑백 분리학교에서 나타난 백인과 흑인의 성취도 격차마저 능가한다.

엘리트 학생이 부유층에 편중되면서 가장 부유한 학생이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20세기 중반 미국의 직장을 지배했던 민주주의 체제가 이제는 능력주의가 유발한 불평등에 자리를 내준 것이다.

일반적으로 능력이라 불리는 개념은 이념적인 자만으로서 근본적으로 부당한 이익 분배를 눈속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능력의 상속은 현재 일반적인 유산에 적용되는 재산세에서 완전히 면제된다. 부유한 부모가 자녀의 교육에 쏟아붓는 막대한 투자는 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민주주의적인 평등은 능력주의에 따른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2021. 7. 25. 서울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