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7. 7. 19. 22:19

1. 개괄

마거릿 미첼이 쓴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읽었다. 작가는 1900년 미국 애틀란타에서 태어났고, 1936년 이 작품을 출간하였으며, 1937년 풀리쳐상을 수상하였고, 1949년 사망하였다. 

역자의 작품해설에 따르면, 완전한 남부의 귀부인이라는 이상을 막연하게 추구하면서도 전통에 반발하는 한 여인이 남자들의 전쟁이 남긴 폐허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며 자신의 세계를 고집하는 과정을 통해 하나의 집요한 기둥 줄거리를 따라가며 수많은 주인공과 사건을 섭렵하는 길고도 웅대한 작품이다. 남부인으로서 철저히 배타적인 관점을 통해 미국의 남북전쟁을 독자들에게 제시하므로 기존의 남북전쟁과 링컨의 역사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낯설다. 지극히 이기적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와 그녀의 주변을 맴도는 헌신적인 남자 레트 버틀러라는 캐릭터는 놀라울 정도로 독창적이다.


2. 발췌

그녀는 우아한 저택뿐 아니라 그 건물의 뒤에 버티고 있는 문명 전체도 남겨 두고 왔으며, 마치 대륙을 하나 건너 듯 생소하고 다른 세계로 왔음을 느꼈다.


바란다는 소망과 얻는다는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엘렌은 한 번도 그녀에게 가르쳐 준 적이 없었고, 빠르기만 하다고 해서 반드시 경주에서 이기지는 못함을 인생은 아직 그녀에게 가르치지 않았다.


그녀는 자선 행사장에 왔지만, 행사의 한 부분이 되지는 못했다.


먹을 식량에 몇 달러만 얹어 주면 기꺼이 양키들을 위해 싸우겠다고 나설 수천 명의 이민자들, 생산 공장, 주물 공장, 조선소, 철과 석탄 광산-이런 자산이 우리에게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죠. 우리들이 가진 자산이라고는 목화와, 노예와, 교만함 뿐입니다.


그이는 전쟁이 전적으로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기꺼이 목숨을 바칠 각오이고, 그건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위해 싸울 때보다는 훨씬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해요.


남부동맹은 패배할 운명이죠. 우리는 낙타처럼 혹에 간직한 물에 의존해서 살아가는데, 아무리 큰 혹이라고 해도 바닥이 나게 마련이에요.


타라는 아직 그대로일까? 아니면 타라는 조지아를 가로질러 휩쓸던 바람과 함께 사라졌을까?


그녀는 타라를 버릴 수가 없었고, 붉은 토지가 그녀의 소유라기보다는 오히려 그녀가 토지의 소유였다.


스칼렛, 전쟁이 터지기 전에는 삶이 아름다웠어요. 옛 삶에서는 찬란함이 넘쳤고-희랍의 완벽함과 완전성과 조화가 존재했었죠. 어쩌면 누구에게나 다 그렇지 않았을는지는 몰라요.


하느님의 이름으로 묻겠는데, 황폐한 세상에서 굶주림과 추위와 집을 빼앗긴다는 고통 이외에 도대체 무엇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말인가?


열두 참나무 집의 밭에서 몸이 아파 외롭게 쓰러져서, <나는 뒤돌아보지 않으리라>고 다짐한 이후로, 그녀는 과거와의 인연을 끊어 버렸었다. <난 현재가 좋아요> 그녀가 말했다.


스칼렛은 그것들을 다 상실한 다음에야 비로소 자기가 레트를 사랑한다는 사실을-그녀처럼 강하고 물불을 가리지 않았으며, 정열적이고 속된 인간이었기 때문에 그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애슬리 윌크스 때문에. 그리고 당신이 원한다는 생각이 들면 무엇이나 불독처럼 물고 늘어지게 만드는 당신의 광적인 집요함 때문에...내 사랑은 김이 빠졌어. /그러다 아이가 죽었을 때,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리고 말았지.


그런 건 모두 내일 타라에 가서 생각하겠어. 그때는 버틸 힘이 생길 테니까. 내일 난 그이를 되찾을 무슨 방법을 생각해 내야지. 어쨌든 내일도 또 다른 하루가 아닌가.


3. 소감

스칼렛 오하라와 레트 버틀러의 사랑이 어긋남이, 그래서 둘이 헤어짐이 독자로서 아쉬웠다. 


              2017. 7. 19.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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