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괄
다자이 오사무가 쓴 <인간 실격>을 읽었다. 작가는 1909년 일본에서 태어나 1948년 다섯 번째 자살시도에서 사망하였다. 아오모리 현 쓰가루군 가네기 시에서 은행 소유자이자 귀족원 의원의 아들로 태어난 작가는 혜택받은 자로서 못 가진 자에 대한 죄의식 내지는 부채의식을 평생 업고처럼 짊어졌다고 한다. "패전 후의 혼미기를 우리는 다자이 오사무 하나에 의지하여 살았다. 다자이라는 존재에 모든 것을 건 것이다'라는 공통된 인식하에 '무뢰파 문학', '퇴폐주의 문학'으로 불리며 다자이 문학은 패전 후 잀를 풍미했다고 한다. 이 작품은 다자이가 평생 동안 겪었던 충격적인 사건들을 허구화한 작품이며 어떤 면에서는 자기 해명의 책이라고 불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가 죽음을 지향한 원인에 대한 해답을 제공한다고 한다.
2. 발췌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시게코만은'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역시 이 아이도 '갑자기 쇠등에를 쳐 죽이는 소꼬리'를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 다음 날도 같은 일을 되풀이하고,
어제와 똑같은 관례를 따르면 된다.
즉 거칠고 큰 기쁨을 피하기만 한다면,
자연히 큰 슬픔 또한 찾아오지 않는다.
앞길을 막는 방해꾼 돌을
두꺼비는 돌아서 지나간다
-기 샤를 크로(프랑스 시인)
제 불행은 모두 제 죄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항의할 수 없었고, 또 우물쭈물 한다미라도 항의 비슷한 얘기를 하려 하면 넙치가 아니더라도 세상 사람들 전부가, 잘도 뻔뻔스럽게 그런 말을 하는군 하고 어이없어 할 것이 뻔했습니다.
인간 실격,
이제 저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것,
제가 지금까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한 가지 진리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갈 뿐입니다.
우리가 알던 요조는 아주 순수하고 눈치 빠르고......술만 마시지 않는다면, 아니 마셔도......하느님같이 착한 아이였어요.
3. 소감
새로운 느낌의 소설임에 틀림 없다. 같은 책에 예수와 유다에 대한 다자이 나름의 조명을 통해 다자이에게 기독교의 의미, 특히 예수의 의미를 풀어볼 수 있는 단편 <직소>가 실려 있다.
2015. 12. 2. 창원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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