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괄
맷 타이비가 쓴 <가난은 어떻게 죄가 되는가>를 읽었다. 저자는 미국의 기자로서 금융범죄에 관하여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목소리를 내는 언론인 중의 하나로 여겨진다. 이 책은 미국의 수감인구가 2012년에 220만 명을 넘었고, 최근 10년 들어 빈곤이 심해지고, 범죄는 줄어들며, 수감인구는 두배로 늘어났음을 지적한다. 미국의 사법이 불공정하게 집행되고 있음을 고발한다. 그 사례로 드는 것이 대규모금융기관의 사기범죄는 형사처벌을 면하는 대신, 가난한 사람들의 사소한 위법에는 가차없이 형사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 발췌
정의의 본 모습은 공정함이다(포터 스튜어트 전 연방대법관)
나는 이 미치광이 국가(소련)의 기능 파손이 성문법과 불문법의 이중적인 법률체계에서 비롯한다는 걸 알아챘다. 소비에트에서는 불문법상의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이상, 성문법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우리는 디스토피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 디스토피아에서 국가의 무도한 광기는 비밀주의나 검열주의가 아니라 불공정함이다.
법률은 공개되지 않은 핑계와 막후 협상을 고려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만인은 사법 시스템 안에서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사법계의 소모전 전략이다....이런 관행은 사법부의 임무를 뒤바꾸어 놓는 결과를 낳는다. 유죄 인정을 받아 내는 게 쉬어지면, 경찰은 실제로 범법 행위가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필요가 없다. 경찰은 성매매 현장을 직접 목격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그만이다. 불법적인 성매매 행위를 하려는 의도를 품고 공공장소를 배회했다는 혐의만으로 충분히 체포할 수 있으니까.
우리의 법 집행 체계는 행정적, 정치적 규칙을 위반한 행위를 중대한 범죄처럼 다루고, 도리어 중대한 범죄는 행정 법규를 위반한 행위처럼 다룬다.
페어팩스의 소송 과정은 거꾸로 뒤집힌 소모전에 의한 사법정의였다. 공격이 시작되고, 공격자의 정체가 밝혀졌는데, 여러 해에 걸쳐 진행되는 끝도 없는 서류 작업 속에 모든 것이 파묻혀 갔다
돈이 많은 사람은 열 가지 수정 조항은 물론이고 여기 포함되지 않은 권리까지 보장받는다. 하지만 빚이 있는 사람, 임대주택에 사는 사람은 수정 헌법 제1조, 4조, 5조, 6조 등에 규정된 권리를 아주 얄팍하고, 빈약하게 보장받는다.
요컨대, 공적 부조의 혜택을 받는 모든 사람들이 수정 헌법 제4조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면, 결국 어떤 일이 벌어지겠느냐는 이야기였다. 만일 그렇다면 과연 누가 정부 공무원의 가택 수색을 면할 수 있을까?
새로운 진리는 공상과학 영화이자 디스토피아다. 공상과학 영화 속 세계에서 중요한 건 정의냐 불의냐가 아니라, 죽느냐 사느냐다.
문제는 법률이 오랜 기간 동안 불평등하게 적용될 경우, 어느 시점에서는 법률을 원칙대로 적용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의미에서 불법이 된다는 데 있다.
3. 소감
미국 법무부가 대형 금융회사를 형사기소를 하거나 형사처분을 할 경우 미국 경제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있으니 아예 기소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할 때 쓰는 말이 <부수적 결과>라고 한다. 미국 사법의 현주소인가?
2015. 9. 20.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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