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술탄과 황제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4. 2. 15. 10:59

1. 개괄

김형오의 <술탄과 황제>를 읽었다. 저자는 기자, 국회의원을 하였고 국회의장을 끝으로 정계를 은퇴하였으며 현재 부산대학교에서 석좌교수를 하고 있다. 이 책은 1453년 4월 부터 1453년 5월 29일까지 54일 동안 오스만 제국 의 술탄 메흐메드 2세가 거대한 군사를 이끌고 콘스탄티누스 11세가 다스리고 있던 비잔틴 제국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완전히 포위하여 치열한 전투 끝에 비잔틴 제국을 무너뜨린 내용을 다룬다. 황제가 일기를 남기고 이를 본 술탄이 비망론을 쓰는 형식을 빌려 당시의 전투상황과 군주의 내면을 묘사하고 있다.  콘스탄티노플은 그 후 이스탄불로 도시명이 바뀐다. 저자가 문헌을 구하고 발로 뛰는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고 그 결과물을 부록으로 정리하고 있다.

 

2. 발췌

그대의 이탈은 다른 병사들의 탈영을 부추길 것이다. 그대의 상처는 목숨을 잃을 정도는 아니지 않는가. 상처를 참고 일어나 지금까지 그대가 그러했듯이 사나이답게 제국을 위하여 투쟁하라.

 

나는 돈으로 가능한 일에 목소리를 사용하지 않고, 목소리로 해결할 일에 채찍을 쓰지 않으며, 채찍으로 통할 일에 칼을 동원하지 않는다(무아위야).

 

이곳에서 우마를 동원한 육로 뱃길 공사가 시작되었다......술탄의 함대가 갈라탄 언덕을 넘어 골든 혼 바다로 진입하였다.

 

그러나 수비군, 그들 마음의 성벽은 시나브로 허물어지고 있으리라. 성벽보다 먼저 마음이 붕괴되는 것, 그것이 패자의 법칙이다.

 

오스만은 기본적으로 타민족의 종교를 인정하고 개종을 강요하지 않았으므로 그 문제로 인하여 마찰이나 충돌을 빚을 일도 없었다. 또한 오스만은 발칸 반도와 아나톨리아 중심부를 제외하고는 직접 통치보다는 총독이나 그 지역 세력자에게 자치를 위임하는 정책을 썼다.

 

십자군 전쟁에서 가장 큰 희생양은 이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비잔틴 제국이었다. 물론 그들 스스로 자초한 면이 없지 않다. 그들은 적극적으로 가담하여야 할 때 비겁하게 뒤로 물러났으며, 물밑에서는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졸들이 전쟁에서 겁먹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아는가. 그 중 하나는 겁먹을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이다.

 

선지자 무함마드도 '신앙심의 절반은 인내이고, 인내의 절반은 금식'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종교에는 어떠한 강요도 따르지 않나니 진리는 암흑에서부터 구별되느니라(코란)

 

거듭 강조하건대 그대들 앞에는 현생의 전리품과 내세의 낙원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만약 탈영을 시도하는 자가 있다면 비록 그가 새의 날개를 가졌다 할지라도 내 응징의 칼날보다는 빠르지 못할 것이다(술탄) / 노예로 사느니보다는 죽는 순간까지 우리는 싸워야 한다. 네 가지 이유를 들겠다. 신앙을 위하여, 조국을 위하여, 하느님의 대리인인 황제를 위하여, 가족과 벗들을 위항 우리는 싸우는 것이다(황제)

 

3. 소감

4년의 노력 끝에 이 책을 출간하였다고 한다. 정계를 은퇴한 뒤 이렇게 사는 것도 멋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4. 2. 15.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