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4. 1. 24. 20:15

1. 개괄

안토니오 스카르메타가 쓴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읽었다. 작가는 칠레 태생으로 1973년 피노체트가 구데타를 일으키자 망명 생활을 하던 1983년 <불타는 인내>를 집필하던 중 그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 <일 포스티노>를 먼저 만들고, 1985년 <불타는 인내>를 출간한다. 영화 <일 포스티노>가 만들어진 후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로 책 제목을 바꾼다. 이 책은 197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민중시인으로 이름이 높은 파블로 네루다를 모델로 한 작품인데,  네루다에게 편지나 전보를 배달하던 우편배달부 마리오가 네루다와 만남을 통하여 시에 눈에 뜨고 시가 그의 삶을 바꾼다는 내용이다. 아마도 마리오는 작가 자신으로 보면 될 것 같다.

 

2. 발췌

삶이 아름답지는 않을지언정 적어도 견딜 만은 해졌다.

 

시를 이용해 베아트리스를 꾀어보려 했을 때, 칠레에서 가장 두려운 기관과 맞닥뜨렸다. 바로 딸 가진 어머니였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천국으로 가는 열차는 완행이고, 축축하고 숨 막히는 역에서 지체하는 법이다. 오직 지옥행 열차만이 급행이다.

 

당신이 제게 시집을 선물했고, 우표를 붙이는 데에만 쓰던 혀를 다른 데 사용하는 걸 가르쳤어요. 사랑에 빠진 건 당신 때문이에요.

 

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에요!

 

하늘의 품에 휩싸인 바다로 나 돌아가노니.

물길 사이사이의 고요가

위태로운 긴장을 자아내는구나.

새로운 파도가 이를 깨뜨리고

무한의 소리가 다시 울려 퍼질 그때까지,

어허! 삶은 스러지고

피는 침잠하려니.

 

여명이 밝아올 때 불타는 인내로 무장하고 찬란한 도시로 입성하리라(랭보)

 

3. 소감

번역자 우석균 교수 작품해설에 따르면 따분한 일상 혹은 평범한 삶을 시적으로 볼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준 네루다야말로 진정한 시인임을 시사하는 대목, 마리오가 네루다의 시집을 읽게 되면서 비로소 말을 하게 된다는 대목을 강조한다.

 

166쪽으로 내용이 짧고 재미가 있어 금방 읽을 수 있었다. 해학적인 성 묘사가 눈에 띄었다.

 

                        2014. 1. 21.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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