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물)

세종처럼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1. 5. 31. 22:28

박현모 <세종처럼>을 읽었다. 저자가 실록학교에서 6주 과정으로 세종실록을 주제로 강의한 내용을 담았다. 내용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세종은 신하들의 말을 일단 수긍하되 곧이어 자신의 말을 주장하는 방식의 화법을 구사하곤 했습니다.

 

세종은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성격이었습니다.

 

세종은 논쟁 중에 자신이 궁지에 몰리면 전혀 엉뚱한 논리를 내세우기도 했습니다.......'경들이 불도를 나쁘다고 하여 말을 합하여 간하니, 내가 심히 아름답게 여긴다. 만일 어진 임금이라면 반드시 경들의 말을 따르겠지만, 나는 부덕하니까 따를 수가 없다' 

 

토목공사는 백성들이 심히 괴롭게 여기는 일이지만, 국가를 위해 필요한 일이다. 이제 백성을 수고롭게 하는 일은 내가 다 감당하겠다. 세자가 즉위한 다음에는 한줌 흙이나 한 조각 나무의 공사라도 하지 않게 하여 민심을 얻게 하겠다(태종실록)

 

세종이 약속하는 첫 번째 정치비전은 바로 "어짊을 베풀어 정치를 일으켜 세우겠다(施仁發政)"는 것입니다.

 

임금이 올바른 도리로써 구하면 인재는 항상 남음이 있습니다. 어찌 인재가 없다고 단정하여 딴 세상에서 구해 쓸 수 있겠습니까?.....세상에 완전한 사람은 없습니다. 따라서 적합한 자리에 기용해 인재로 키워야 합니다(강희맹)

 

공적으로 허물을 덮게 하라.

 

공을 세운 사람에게는 포상을 하고, 오직 유능한 자에게만 관직을 맡겨야 한다는 원칙

 

아첨꾼을 피하는 방법은"......군주는 그 문제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두 묻되, 조언자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라. 이를 토대로 숙고한 뒤에 자기방식에 따라 결정을 내려라(마키아벨리 군주론)

 

무슨 일이든지 전력을 다해 다스린다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

 

세종의 정치를 미리 한마디로 말한다면, 그것은 '백성들의 평범한 생활을 위해 국왕과 신료들이 비범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충분한 찬반토론을 거쳐 발생할 수 있는 소지를 미리 짚어본 다음, 그 일을 주관할 사람에게 전적으로 담당하게 하는 방식이 세종의 회의방법의 첫 번째 원칙입니다.

 

함께 정사를 의논하다가 좋은 의견이 나오면 그 의견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바로 세종의 회의운영의 제2원칙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허조의 반대는 회의참석자들의 집단적 착각, 즉 집단적 징후의 한계와 단점을 방지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종은 또한 일의 성과를 더불어서 신민들과 즐길 수 있지만 그 시작을 함께 도모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법은 믿음을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민생들이 하고자 함이 있는데 임금이 없으면 어지러워지므로 반드시 임금을 세워서 다스리게 하였는데,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을 받지 않는다면 체통에 해롭지 않겠느냐......지금부터는 다만 자기의 원억을 호소하는 소장을 수리하여 바른 대로 판결하여 줄 뿐이고, 관리의 오판을 처벌하는 일을 없게 하여, 존비의 분수를 보전하게 하라.

 

무릇 일이 의심나는 것은 여러 사람에게 의논하지마는, 의심이 없는 것은 독단으로 하는 것이다.

 

국왕이 인재를 쓰지 못하는 경우가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요(不知), 그 둘째는 인재를 절실하게 구하지 않기(不切) 때문이요, 그 셋째는 국왕과 인재의 뜻이 합치되지 못한 경우(不合)이다.

 

법은 융통성(權)과 원칙(經) 중에서 그 어떤 한 가지만을 고집할 수는 없다.

 

세종에 관하여 잘 몰랐던 것, 잘못 알았던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시대상황이 다르지만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한 문제의식과 해법을 찾을 수 있었다.

 

               2011. 5. 31. 진주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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