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경제경영)

이준구의 '36.5도 인간의 경제학'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09. 10. 9. 19:57

이준구 교수의 '36.5도 인간의 경제학'을 읽었다. 저자는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거시경제는 정운찬 교수, 미시경제는 이준구 교수란 말이 있을 정도로 경제학계에서 유명한 분이다. 이 책은 경제 행위 뒤에 숨겨진 인간의 심리탐구란 부제를 달고 있는데, 전통적 경제 이론이 아니라 행태경제이론에 기초하여 쓴 책이다. 행태경제이론의 기본 입장은 인간의 합리성과 이기심에 명백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인상 깊게 읽은 구절은 다음과 같다.

 

합리성은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갖춰야 할 핵심적인 요건이 된다. 

 

우리의 상황이 나빴던 것에서 더 좋은 것으로 바뀔 때의 기쁨보다 좋았던 것에서 더 나쁜 것으로 바뀔 때의 고통이 더 크다(아담 스미스).

 

휴리스틱에 의해 주변 여건을 판단하는 사람은 호모 이코노미쿠스 같은 합리성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행태경제이론의 기본 입장이다.

 

사람들이 어떤 것을 짐작할 때도 이처럼 어디에 닻을 내리느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닻내림 효과)

 

이처럼 사람들이 어떤 틀에 의해 상황을 인식하느냐에 따라 행태가 달라지는 것을 가리켜 틀짜기 효과라고 부른다.

 

사람들의 만족감과 직접적인 관련을 갖는 것은 소득과 재산의 변화 양상이라고 한다.

 

형태경제학자들이 밝혀낸 또 하나의 사실은 사람들이 이득보다 손해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가장 그럴듯한 해석은 어떤 물건을 갖고 있는 사람이 그것을 포기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형태경제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나타나게 만든 이유가 부존효과에 있다고 말한다. 

 

한번 지불한 다음에는 무슨 수를 써도 그 중 단 한 푼조차 회수할 수 없는 성격을 갖기 때문에 매몰비용이라고 부른다.

 

행태경제학자들이 발견한 우리 인간의 또 하나의 특성은 후회라는 단어를 아주 싫어한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현상유지편향(가능한 한 현상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성향)은 우리 삶의 여러 측면에서 광범하게 나타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렇게 미리 정해진 것을 그대로 따르려 하는 성향을 기정편향이라고 부른다.

 

싫어면 말고 게임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기적으로 행동해도 무방한 상황에서 이기심을 자제하는 의외의 행동을 보였던 것이다......이 실험에서 명백하게 드러난 사실은 사람들이 개인적 이익 못지않게 공정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바로 이 무임승차자들 때문에 시장이 공공재를 생산, 공급하는 일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생각 끝에 탁아소측은 늦게 나타나는 부모들에게 벌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벌금을 부과하기 시작하자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늦게 나타나는 부모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오히려 더 늘어났던 것이다......벌금을 내기만 하면 얼마든지 늦어도 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임이 분명하다.

 

행태경제이론은 사람들이 언제나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아님을 밝혀 냈다.

 

심리학적 연구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자신의 능력이나 지식에 대해 너무 큰 자신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행태경제이론은 정책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참심한 아이디어의 보고라고 말할 수 있다.

 

잘은 모르겠지만 행태경제이론은 심리학에 많은 의존을 하는 것으로 보이고, 전통경제이론에 비하여 더 현실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전통경제이론의 대가가 신생 학문을 연구하고 전파하는 태도가 존경스러웠다. 쉽고 재미 있어서 단숨에 읽을 수 있다. 한번 읽어보시길......

 

         2009. 10. 9. 부산에서 자작나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