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경제경영)

이승한의 '창조바이러스 H2C'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09. 9. 10. 20:27

홈플러스 그룹 이승한 회장의 창조에 관한 이야기 '창조바이러스 H2C'를 읽었다. 저자는 삼성물산 입사 4년 반만에 과장이 되고, 부장된 지 3년만에 이사가 되었으며, 삼성물산과 영국 테스코 그룹이 합작한 삼성테스코의 초대 CEO로 취임하여 현재까지 그 직을 맡고 있다. 홈플러스라는 브랜드로 11번째로 할인점 사업에 뛰어 10년만에 선두기업이 되었다고 한다. H2C는 How to Create의 준말인데, 여기서 to와 영어의 two가 발음이 비슷하므로, 아라비아 숫자 2로 to를 갈음한 것이다. 마치 for를 4로 갈음하듯이.

 

이 책은 저자가 태어나서 홈플러스의 CEO로 업계 선두기업을 만들기 까지 살아온 과정을 돌아보면서 모든 상황을 희망으로 만들고 비즈니스도 성공으로 이끌었던 6가지 창조 바이러스를 H2C라고 이름 붙인다. 삶 속에서 창의의 씨앗을 뿌리는 긍정바이러스, 매 순간 자기 자신을 불태우는 열정바이러스, 남들이 보지 못하는 저 너머를 바라보는 비전 바이러스, 고정관념이라는 상자 밖에서 상상하는 상상바이러스, 그 상상에 따라 거침없이 바꾸어 나가는 변화바이러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는 집념바이러스가 그것이다.

 

인상 깊게 읽은 구절은 다음과 같다.

 

심리적 자신감은 결국 다양한 경험에서 나온다.

 

정직이야말로 사람 사이의 기본이다. 위기에 처해 있을 때, 갈등 속에서 방황하고 있을 때,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따라오게 하는 힘은 리더의 꾸미지 않는 솔직함에서 온다.

 

나는 스스로를 불태우지 않으면 남을 불태우지 못한다고 믿고 있었고, 그렇게 직원들 모두가 열성적으로 일한 결과 런던 지점을 최고의 해외 전진 기지로 정착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일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꿈의 크기다. 꿈의 크기가 얼마나 큰가에 따라 성과물의 크기도 달라지는 법이다.

 

영국 소비자들은 무척 이성적이어서 질 좋은 상품을 값싸게 제공하면 대체로 만족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은 감성적 구매에 익숙해 좋은 상품, 저렴한 가격은 물론 편리한 생활 서비스와 수준 높은 서비스까지 원한다.

 

처음부터 낯선 이름을 사용할 것이 아니라, 삼성이라는 이름을 먼저 사용해 친숙하게 다가선 다음 서서히 홈플러스를 알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득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테스코가 아닌 홈플러스라는 자체 브랜드를 쓰게 된 것이다.

 

한국의 신바람과 서구의 합리성을 접목해 신바레이션(Synbaration) 문화를 만든 것이다.

 

나는 우리 회사 신바레이션 문화의 근간으로 신뢰를 꼽고 싶다. 최고 경영자가 직원들에게 모든 일을 믿고 맡기는 권한 이양의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직원들도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꼴지로 시작하는 것보다 지방에서 1등으로 시작하라.

 

이길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자 밖으로 나가야 한다. 창의는 고정관념이라는 상자를 탈출하는 데서 시작된다.

 

사실 할인점에서 가장 비싸고 중요한 위치인 1층에 문화센터를 비롯한 각종 생활 편의시설을 배치시킨다는 발상은 쉬운 게 아니었다.

 

실행의 속도가 곧 경쟁력이다. 프레젠테이션은 짧게, 토의는 심도있게, 결론은 꼭 내고, 누가 언제까지 할 것인가 명확하게 정하고, 바로 실천하도록 습관화시키고 있다.

 

은혜는 겨울철에 자란다.

 

나는 종종 홈플러스 아시아드 점에 가는데, 잘 편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것이 다 저자의 철학이 작용한 결과인 모양이다. 하루만에 다 읽었을 정도로 재미 있고, 쉽다. 그렇다고 내용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읽고 응용해보면 성공할 것 같다. 직장인과 사업가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평소부터 생각해온 나의 경영원칙은 다음과 같다. 우선 구성원과 나 사이에 서로를 아는 시간을 갖는다. 이 때는 솔직함이 필요하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생기면 가치에 대하 토론을 갖는다. 이때는 인내가 필요하다. 가치의 공유가 이루어지면 권한을 대폭 이양하여 그들이 실천계획을 세우고 집행하게 한다. 이 때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성과를 점검하고 목표를 높여간다. 이 때는 냉정함이 필요하다)

 

               2009. 9. 9.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