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물)

이이화의 '한국사의 아웃사이더'를 읽었다.

자작나무의숲 2008. 9. 18. 20:21

이이화의 '한국사의 아웃사이더'를 읽었다. 작가는 역사문제연구소 소장, 역사비평 편집인으로 활동하였고, '한국사이야기'를 비롯한 다수의 책을 쓴 바 있다. 이책에는 시대에 맞서 변혁을 꿈꾸고 신념을 좇아 주체적 삶을 살았던 혁명가와 재력가, 신분사회의 한계 속에서도 의학과 과학분야에서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의학자,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멀고도 험한 개척자의 길, 천대받던 상업으로 이룬 부의 신화, 시대에 맞서 변혁을 꿈꾸다. 민중봉기의 주역, 문치주의를 보완한 의학자와 과학자가 소제목이다.

 

인상 깊은 구절은 다음과 같다.

 

이때 민심의 단결을 도모하고 평민이라도 뛰어난 능력이 있으면 요직에 앉혀 나라의 힘을 기를 필요성이 있었다 그래서 평민에게 공주를 시집보내는 것도 하나의 작전이 아니었을까? 온달이 1등 무사로 떠오르자 왕은 공주를 그에게 시집보내고 이런 말(온달설화)을 퍼뜨려 한쪽으로는 평민들을 고무하고 한쪽으로는 귀족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전술을 썼을 가능성이 크다.

 

목사 "성상께서 너의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라고 분부하셨다".

만덕 "별다른 소원이 없습니다. 그저 한번 서울에 들어가서 성상이 계신 곳을 멀리서 바라보고 이어 긍강산에 들어가 1만 2천 봉을 구경하면 죽어도 소원이 없겠습니다"(제주 관기 출신의 자선가 만덕)......그녀는 반년 동안 궁중생활을 했고 그러고도 마지막 소원을 풀 일이 남아 있었다.

 

조선총독부에서는 백선행의 여러 가지 선행을 보고 표창하려 했다. 백선행은 이를 완강하게 거부했다......백선행이 여든 살로 죽자 평양 시민들에 의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사회장이 치러졌다.

 

진정한 의리는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이라며 한 임금을 섬긴다는 따위의 '절의'를 내세우는 주장을 거역한 것이다(정개청의 배절의론).

 

노는 남자 종 곧 '종놈'이었으며 비는 계집 종 곧 '종년'이었다. 

 

문익점은 다시 고향 땅에 돌아와 삼우당을 짓고 자신의 호로 삼았다. 三憂는 '나라가 떨치지 못하고 유교의 학문이 제대로 전하지 못하고 자신의 도가 서지 못함, 이 셋을 근심한다'는 뜻이다.

 

역사에 이름 한 줄을 남기고 스러저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물론 그 사람들은 역사에 이름 한 줄 남긴다는 의식도 없었는지 모르지만,

 

     2008. 9. 18.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