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이진경의 '철학과 굴뚝 청소부' 중에서

자작나무의숲 2007. 7. 27. 21:08

10년 전에 읽은 이진경의 철학과 굴뚝 청소부 중에서 기억에 담아둘 만한 구절은 다음과 같다.

 

근대에는 어떤 지식도 자신이 과학적임을 입증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존재할 권리를 얻게 됩니다.

 

자연이란 능동적인 힘과 수동적 힘의 결합체라는 말입니다. 자연에 공존하는 이 두 가지 상반되는 힘을 통해 스피노자는 자연을 '생성'으로 파악하려고 합니다. 즉 인간이나 자연이나 하등 구별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인간은 이런 자연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실체는 이 속성들을 통해서 표현된다고 합니다.

 

칸트는 흄에 의해 전면화된 근대철학의 위기 속에서 작업했습니다. 그는 위기 속에서 붕괴된 근대 철학의 지반을 복구하려고 했습니다. 그것은 근대적 문제 설정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기둥으로서 '진리'와 '주체'를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한 칸트의 전략을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진리의 주관화입니다. 즉 진리를 외부의 사물이나 대상에서 찾을 게게 아니라 주체 내부에서 찾자는 것이지요. 둘째는 주체의 객관화입니다. 즉 모든 주체가 선험적으로 갖고 있으며, 경험이나 인식의 기초가 되는 필수적인 형식을 주체 내부에서 찾아냄으로써 그것이 모든 주체에 공통된 것임을, 따라서 객관적인 것임을 보여 주려고 했습니다.

 

역사 속에서 진리의 기준이 형성되고 그에 따라 지식이 검사되는 게 아니라 헤겔의 진리 기준을 위해 역사가 완성이란 이름을 얻고 지식의 정정도 중지하는 사태가 그것입니다.

 

니체는 힘과 권력의지란 개념을 핵심 개념으로 도입함으로써, 주어진 대상의 의미와 가치를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비판철학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다(라캉)

 

무의식은 타자의 욕망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욕망은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의 대상'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망이며 다른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으로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인정 욕망'입니다(라캉). 라캉이 보기에

나 혹은 자아라는 주체는 어떤 중심성도 통일성도 갖지 않으며, 오히려 타자의 담론, 타자의 욕망으로서 무의식의 결과물입니다. 즉 무의식이란 형태로 내면화된 체계와 구조의 결과요 효과인 것입니다.

 

푸코의 사상 전반을 특징짓는 가장 커다란 기획은 정상과 비정상, 동일자와 타자, 내부와 외부 사이에 만들어진 경계를 허무는 것입니다......경계를 허물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여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기존에 정상적이라고 간주하던 것이 얼마나 일관되지 못하고 불안정한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즉 동일자 내부의 균열을 드러냄으로써 동일자 자체를 해체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동일자에 의해 배제된 타자, 그리하여 강요된 침묵 속에 갇혀 버린 타자의 목소리를 끄집어내는 것입니다.  

 

(이진경은 누구인가?

1981년 서울대 사회학과에 입학하여 같은 과를 졸업하고1994년 당시 대학원 박사과정에 있었다.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 방법론 등의 저서가 있다).

 

        2007. 7. 28. 부산에서 문형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