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경제경영)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06. 9. 16. 14:31

며칠에 걸쳐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를 읽었다. 원저가  'revolutionary wealth'이다. 몇 해 전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을 읽고 자료의 충실함, 탁월한 예견에 감동을 받은 바 있는 터에, 토월서점 주인이 앨빈 토플러가 15년만에 입을 열었다며 '부의 미래'를 권하길래 주저없이 선택하였다.

 

그는 제2 물결 즉 산업경제시대를 지나 제3 물결 즉 지식경제시대를 살고

있는 현재에는 부의 심층기반이 3가지 측면에서 변화를 겪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먼저 부의 심층기반인 시간에 관하여, 비동시화와 초스피드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다. 즉, 표준시간으로 공장 근로와 삶마저 동시화되었던 제2 물결과 달리 제3물결에서는 비동시화가 광범위하게 진행될 뿐만 아니라 속도가 비상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기서 노동조합의 쇠퇴는 제2물결인 대중사회의 쇠퇴를 반영한다는 것과 미국에서 가장 느리게 변화하는 것이 법이라고 지적하는 점이 눈에 띄었다.

 

둘째, 부의 심층기반인 공간에 관하여, 공간적 범위가 확장되어 시장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으며 동아시아 즉, 한국 중국 일본의 경제성장이 놀랍다고 언급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중세시대의 영광을 다시 누릴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셋째, 부의 심층기반인 지식에 관하여, 지식이 부를 창출하는 원천이 되는 제3물결에서는, 비경쟁적이고 형태가 없으며 이동이 편리하고 작은 공간에 저장할 수 있으며 퍼져나가는 '지식'의 속성으로 제2물결의 사회와 근본적인 차이를 나타낸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갈수록 늘어나는 무용지식을 없애고 지식 중에서 진실을 가려내는 기준(합의, 일관성, 권위, 계시, 내구성, 과학)에 관하여 언급하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앨빈 토플러는 이 책에서 교환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생산하는 프로슈머 경제의 중요성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는데, 자원봉사 활동, time dollar, 리눅스 프로그램 등 여러가지 재미있는 예를 들고 있다.

 

앨빈 토플러는 사회적 발명을 강조하는데, 그 예로 극빈자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그라미 은행, 장애아를 둔 가정에 서비스 대신 현금을 가정이 지정한 지원조정자에게 지급해주는 호주 복지부, 서점 없는 서점 아마존닷컴 등을 들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인 상상력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도구가 '기능의 첨가와 제거'임을 강조한다.

 

그는 빈곤의 해소에 관한 기술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비기술적 장벽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즉, 엄격한 전통, 창의적인 교육의 부재, 에너지 난을 비기술적 장벽으로 거론한다.

 

빈곤의 해소가 빈부의 격차보다 더 급하고 중요한 일이라고 보는 앨빈 토플러의 사상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풍부한 자료를 인용하며 시대의 통찰을 이야기하는 '부의 미래'을 읽으면서 삶의 좌표를 설정하거나 수정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2006. 9. 16. 창원에서 문형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