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철학이 필요한 순간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20. 7. 8. 20:47
1. 개괄
스벤 브링크만이 쓴 '철학이 필요한 순간'을 읽었다. 저자는 덴마크 알보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덴마크 공영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행했던 철학 강의 '의미 있는 삶'을 정리한 것이다.

2. 발췌
삶의 의미가 무언가를 성취하거나 얻기 위한 도구적인 일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일과 그 자체를 위해 몰두하는 활동에서 나온다.

인문학을 포함해서 많은 학문은 바로 그 쓸모없음 덕택에 쓸모가 있다는 것입니다. 달리 말해 우리가 삶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서는 쓸모만 따져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깨달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더 깊은 의미에서, 더 실존적인 의미에서 쓸모가 있습니다.

우리가 각자 동떨어진 개별적인 존재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의무로 깊게 연결되어 있으며, 자기 자신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와의 끊임없는 만남 속에서 양육되고 교육된다.

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 인간은 진실할 수 있고 신뢰할 만한 확실성이 없다 해도 인간은 신뢰할 수 있다(한나 아렌트)

용서는 오직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일이다(자크 데리다).

죄가 없는 곳에서는 용서가 필요하지 않다...오직 용서할 수 없는 것만이 용서될 수 있다...쉽게 용서할 수 있는 것이라면 처음부터 애써 용서할 필요도 없을 테니까.

자유는 특권이 아니라 책임으로 이루어진다(알베르 카뮈)

카뮈는 자유를 책임과 연결함으로써 적극적 자유를 사고하는 오랜 전통과 손을 잡았다. 여기서 적극적 자유란 자유에 내용이 주어진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무언가를 향한 자유지요.

우리에게는 책임이 있다. 바로 인간이라면 누구나 적극적 자유를 추구할 수 있게끔 길러줄 건강한 공동체를 가꾸고 돌볼 책임이다.

3. 소감
이 책은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줄 10가지 생각을 제시한다. 그중에서 '죽는 법을 배운 사람은 노예가 되는 법을 잊는다'는 몽테뉴의 생각이 와 닿았다.

2020. 7. 8. 서울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