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개인주의자 선언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20. 1. 11. 12:48

1. 개괄

문유석 판사가 쓴 '개인주의자 선언'을 읽었다. 저자는 스스로를 개인주의자로 규정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집단주의가 지배하는 사회로 규정하고 자신이 이 사회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저자는 선을 넘지 아니 한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임을 전제하고 있고 차이에 대한 용인을 강조하는 선에서, 다름에서 오는 불편함을 가능한 참아 주자고 주장하는 선에서 멈춘다. 그리고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을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드러냄으로써 주장에 힘을 더한다.

 

2. 발췌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

 

서은국 교수에 따르면 심리학계의 연구 결과 행복감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문화적 특성은 개인주의고 북미나 유럽국가들의 행복감이 높은 이유는 높은 소득보다 개인주의적 문화 때문으로 본다.

 

원래 행복의 원천이어야 할 인간관계가 집단주의사회에서는 그 관계의 속성 때문에 오히려 불행의 원천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특권은 다 사라져가고 있지만 한 가지 특권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아직도 이 사회의 아주 많은 이들에게 법이란 미지의 공포에 가깝다. 법조인들은 약자들을 돕기 위해 자기 일을 포기해야 하는 대단한 희생이 필요 없다. 그저 월급 받고 일하고 자기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자기 일에서 5분만 더 고민하고, 말 한마디만 더 따뜻하게 해주어도 큰 고난의 한가운데서 두려워하고 있는 이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리 사회처럼 결과책임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위기 상황에서 전문가가 강한 책임을 기꺼이 지면서 체계적으로 사태를 수습하기 어렵다.

 

한 사회의 성숙함은 위기 속에서 비로소 분명히 모습을 드러낸다.

 

3. 소감

판사가 자신의 경험을 드러내며 책을 쓰기란 매우 어렵다. 개인주의란 주제도 시의적절했다고 생각한다.

내 기억에 저자는 매우 똑똑하면서도 예의가 바른 판사였다. 독자들의 좋은 반응도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2020. 1. 11. 서울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