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를 다시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8. 7. 21. 10:10

1. 개괄

슈테판 츠바이크가 쓴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를 다시 읽었다. 저자는 1881년 오스트리아에서 유대계 방직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1938년 나치의 탄압을 피해 영국 등에서 망명생활을 하던 중 1942년 자살하였다.

 

이 책은 3인이 등장한다. 종교개혁을 주장하다가 카톨릭의 박해를 받아 제네바에 망명왔고 거기서 개신교를 통일한 칼뱅. 칼뱅의 성서해석을 비판하다가 화형을 당한 미겔 세르베투스. 세르베투스를 옹호하다가 48세의 나이로 운명한 세바스티안 카스텔리오.

 

2. 발췌

카스텔리오는 칼뱅에 의해 희생된 세르베투스를, 세상의 모든 신학자들을 향해 죄 없이 살해당한 사람이라 불렀고, 칼뱅의 온갖 궤변에 대항해 불멸의 언어로 항거했다. '한 인간을 불태워 죽인 일은 이념을 지킨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을 살해한 것이다!

 

어떠한 도덕적인 노력도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영원한 이상을 위해 너무 일찍 나타났던 사람들, 그래서 패배한 사람들도 패배함으로써 자신들의 의미를 실현했다. 한 이념을 위해 살고 죽는 증인과 확신을 얻은 사람들을 만들어냄으로써 이념은 지상에 살아남기 때문이다.

 

카스텔리오에게 양심의 자유란 영혼의 최고선이었고, 그는 이 자유를 위해 모든 세속적인 대가를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는 이 별것도 아닌 두 가지 점에서 칼뱅에게 복종만 하면 자신에게 곧장 종교국의 자리가 확보되리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카스텔리오에게 그리스도는 칼뱅이 생각하는 것처럼 인정사정 없는 법관이 아니었다. 칼뱅의 복음서는 엄격하고 도식적인 법전이었다. 카스텔리오는 그리스도를 가장 인간적인 인간, 누구든 겸손하게 그의 방식을 좇아 살아가야 할 윤리적인 모범으로 여겼다.

 

진리를 구하고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그것을 말하는 것은 절대로 범죄가 아니다. 아무도 어떤 신념을 갖도록 강요당해서는 안 된다. 신념은 자유다(세바스티안 카스텔리오)

 

카스텔리오는 단 한 가지만이 이러한 야만성에서 인류를 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즉 관용이었다.

 

우리가 근본적으로 알지 못하는 사실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오만이다.

 

'이단자를 죽이는 것은 범죄행위이다. 쇠와 불로 그들을 파멸시키는 것은 인문주의의 모든 원칙을 부인하는 행동이다' 물론 칼뱅은 권력을 장악하자마자 서둘러서 인문주의를 지지한 이 부분을 자신의 저서에서 지워버렸다.

 

한 인간을 죽이는 것은 절대로 교리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냥 한 인간을 죽이는 것을 뜻할 뿐이다. 제네바 사람들이 세르베투스를 죽였을 때 그들은 교리를 지킨것이 아니라 한 인간을 희생시킨 것이다. 인간이 다른 사람을 불태워서 자기 신앙을 고백할 수는 없다. 단지 신앙을 위해 불에 타 죽음으로써 자기 신앙을 고백하는 것이다

 

편파적인 인간에게는 올바른 것이 문제가 아니고 언제나 승리만이 문제다.

 

당신은 스스로 기독교도로 자처하고 복음서를 믿는다고 고백하며 하나님을 믿고 그분의 의지를 실천한다고 자랑한다. 또 복음서의 진리를 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을 가르친다면서 어째서 자신은 가르치지 않는가?

 

지상의 모든 재앙은 양심을 강제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즉 편협한 광신주의가 벌이는 피의 시도에서 나온다.

 

3. 소감

먼 나라의 옛날 이야기가 아니다. 불과 5년 전 한국에서도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를 지키다가 고난을 겪은 사람들이 있다.

 

2018. 7. 21.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