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지식인을 위한 변명을 다시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8. 3. 31. 21:58

1. 개괄

사르트르가 쓴 '지식인을 위한 변명'을 다시 읽었다. 이 책은 원래 저자가 1965년 일본을 방문하여 한 강연의 대본이었다.

지식전문가와 지식인을 구분하는 것이 독특하고 지식전문가로부터 지식인이 태어난다는 통찰도 돋보였다. 자신의 연구분야에서 보편적 법칙과 진리를 얻은 지식전문가가 그 진리를 사회와 인간 전체에로 보편화시키려고 하는 과정에서 그는 지식인이 된다고 한다. 지식인은 자기와 무관한 일에 끼어들려고 하는 작자라는 지적도 공감이 갔다.

 

2. 발췌

목표는 지배계급에 의해 결정되고 노동계급에 의해 실현되지만, 수단을 연구하는 일은 학자, 기사, 법률가 등등의 일군의 기술자들에게 남겨지게 되었다.

 

지식전문가들은 자신의 보편주의적 전문지식과 지배자의 이데올로기가 그의 내부에서 끊임없이 싸운다고 하는 바로 그 모순에 의해 규정되는 존재인 이상, 누구나 모두 잠재적 지식인인 것이다.

 

지식인이란 자기 내부와 사회 속에서 구체적 진실에 대한 탐구와 지배자의 이데올로기 사이에 대립이 존재하고 있음을 깨달은 사람이다.

 

지식인은 끊임없이 자기의 사고를 반성해 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럼으로써만이 늘 그것을 특수한 보편성, 다시 말해서 어린 시절부터 주입받은 계급적 편견에 의해 특수한 것임을 잊지 않게 될 것이다.

 

지식인이 자신의 일 속에서 무엇인가 성취하려고 할 때 피하지 않으면 안될 커다란 위험 중의 하나는 너무 조급히 보편화하려는 태도이다.

 

도전받는 이데올로기는 매순간 사건을 통해 현실화된다. 이 이데올로기는 명확하게 정의된 명제들의 집합으로 우리 앞에 제시되기보다는, 특정한 사건을 해명하고 은폐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사이비 지식인은 진정한 지식인처럼 '아니다'고 말하는 법이 없다. 그는 '아니다, 하지만', 또는 '나도 잘 안다, 하지만 그래도...'라고 즐겨 말한다.

 

3. 소감

사르트르하면 노벨상 수상을 거부한 점과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는 명제가 떠오른다. 책 내용을 다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읽어볼 가치가 있었다.

2018. 3. 31.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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