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정치사회)

위험사회를 다시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8. 2. 14. 20:50

1. 개괄

울리히 벡이 쓴 '위험사회'를 다시 읽었다. 저자는 뮌헨대학, 뮌스터대학 교수를 지냈고 1986년에 이 책을 처음 출간하였다. 이 책의 요지는 사회가 실제로 진화하려면 근대화는 반드시 성찰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성찰적 근대화를 강조한다. 고전적 산업사회에서는 부 생산의 논리가 위험 생산의 논리를 지배했다면, 위험사회에서는 이 관계가 역전된다고 주장한다.

 

2. 발췌

사람들은 부를 소유할 수 있지만 위험에 의해서는 단지 영향받을 수 있을 뿐이다. 말하자면 위험은 문명에 의해 발생한다. 단적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계급과 계급지위에서는 존재가 의식을 규정하는 반면에, 위험지위에서는 의식이 존재를 규정한다.

 

사회적 합리성 없는 과학적 합리성은 공허하며, 과학적 합리성 없는 사회적 합리성은 맹목적이다.

 

고도로 분화된 노동분업에 따라 사회는 일반적으로 복잡해지며, 이 복잡성에 의해 일반적으로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게 된다. 모든 사람이 원인이자 결과이며, 따라서 원인이 아니다.

 

위험분배의 역사는 부와 마찬가지로 위험이 계급유형에 밀착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다만 그 방향은 서로 반대이다. 즉 부는 상층에 축적되지만, 위험은 하층에 축척된다.

 

그런 의미에서 정확히 위난이 정치적 태만에 따라 커지는 것처럼, 위험사회는 희생양 사회가 될 내재적 경향을 지닌다. 즉 위해가 아니라 그것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인 불안상태를 유발한다는 식으로 사태가 돌변한다.

 

산업사회를 포함하여 이전의 모든 시기와는 대조적으로 위험사회의 특징은 본질적으로 결핍에 있다. 즉 위해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기가 불가능하다. 다른 말로 해서 위험은 결정에 달려 있다. 즉 위험은 산업적으로 생산되며 이런 의미에서 정치적으로 성찰적이다.

 

이런 경우에 포퍼는 진정 옳다. 즉 비판은 분명 진보를 의미한다...형태가 어떻든지 간에 자기비판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어떤 종류의 위난이 아니라, 조만간 이 세계를 파괴할지도 모르는 잘못을 미리 찾아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3. 소감

6년만에 다시 읽었는데 여전히 울림이 큰 책이다. 시급하고 중대한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2018. 2. 14.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