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괄
헤르만 헤세가 쓴 소설 '황야의 이리'를 다시 읽었다. 충격적인 소재를 다룬다. 다채로운 형식실험을 한다. 1927년 처음으로 출간되었다. 헤세의 작품 중 단연 자전적이고 고백적인 작품이다. 주인공 하리 할러의 내면에는 인간과 이리가 동거하고 있다.
2. 발췌
이 책은 '황야의 이리' 라고 불리던-스스로 자신을 이렇게 불렀다- 한 사내가 쓴 수기를 담고 있다.
하리는 두 개의 존재가 아니라, 수백 수천의 존재로 이루어져 있다. 그의 삶은 (모든 사람들의 삶이 그렇듯이) 이를테면 본능과 정신 같은 두 개의 극단 사이에서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수천의, 무수한 쌍의 극단 사이에서 진동하는 것이다.
인간이란 결코 확정적이고 영속적인 형상 (고대의 현인들은 인간을 서로 상이하게 해석하긴 했지만 이것만은 고대의 공통된 이상이었다)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의 시도요 과도이며, 자연과 정신 사이에 놓인 좁고 위험한 다리에 지나지 않는다.
도대체 우리 인간은 죽음을 없애기 위해 사는 건가요? 아니에요.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그런 다음 다시 죽음을 사랑하기 위해 사는 거예요.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보잘것없는 인생도 어느 순간 그렇게 아름답게 불타오르는 거예요.
나의 개성은 축제의 도취 속에서 물 속의 소금처럼 해체되어 버렸다.
자네는 죽기를 바라는 겁쟁이야. 살기를 바라지 않으니. 그러나 자네는 바로 그 삶을 살아야 한다네. 자네가 아무리 엄중한 벌을 받더라도, 그건 자네가 당연히 받아야 할 벌이라네.
3. 소감
'인간이 된다는 먼 가능성은 고통을 통해서가 아니라, 진지함을 상대화함으로써 유머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부분이 와 닿았다. 이해하는 바를 표현하지 못하겠지만.
2017. 12. 27.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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