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경제경영)

삶의 정도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7. 2. 25. 16:44

1. 개괄

윤석철 교수의 <삶의 정도>를 읽었다. 강민구 전 부산지방법원장이 추천한 책이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을 정년 퇴임하고 현재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석좌교수로 있다. 


이 책은 1부 수단매체의 세계, 2부 목적함수의 세계, 3부 수단매체와 목적함수의 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이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 그 일의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은 (1) 목적함수를 정립하고, (2) 그 목적함수에 가장 적합한 수단매체를 선택하는 것이다.


여기서 수단매체란 인간이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그 일의 실현 가능성 혹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하는 수단적 매개체를 의미한다. 수단매체는 물질적 수단매체, 정신적 수단매체(지식, 지혜), 사회적 수단매체로 분류할 수 있다. 사회적 수단매체를 구성하는 3가지 요소는 신뢰성, 투명성, 자기희생 능력이다. 수단매체의 고도화를 위한 필요조건은, (1) '별을 동경하는 불나방'의 열정, (2) 투자하고 인내하며 기다리는 능력, (3) 자연탐구이다.


여기서 계량화가 가능한 소망을 목적함수라고 부른다...목적함수의 정립은 그에 따르는 희생을 감수할 수 있는 가치관을 전제로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생존부등식은 (1) 제품의 가치 > 제품의 가격, (2) 제품의 가치-제품의 가격 > 0, (3) 제품의 가격 > 제품의 코스트

제품의 경쟁력은 가치에서 가격을을 빼고 남는 순가치에 의해서 결정된다. 제품의 가격은 기업 내적으로는 코스트에 의해 제약되고, 기업 외적으로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생존부등식의 좌측 부등호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기업이 통제할 수 있는 변수는 가격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생존부등식을 만족시키기 위한 수단매체는 (1) 인간의 필요 아픔 정서를 감지하는 능력=감수성, (2) 상상력, (3) 기업이 창조하여 시장에 도입하려는 어떤 제품의 기술적, 경제적 타당성을 높이기 위한 실험=탐색시행이다. 


2. 발췌

나의 언어의 한계가 나의 세계의 한계다(비트겐슈타인).


무릎 꿇음으로 상징되는 브란트 수상의 외교 정책은 국제 사회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신뢰와 지지, 이는 브란트 수상의 외교 정책을 수월하게 해줄 수 있는 수단매체였을 것이다.


인간은 모국어를 사용할 때 가장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소수민족의 언어는 보존돼야 한다.


사랑을 받는 것보다 좋아함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앙드레 지드)...상대방에게서 '좋아함'을 받으려면 나의 교양수준을 높이고 인격을 도야하며, 높은 도덕성과 고결한 가치관으로 자신의 인간적 매력을 높여야 한다.


빵을 훔친 절도 행위는 벌금 10달러에 해당합니다...그 벌금은 내가 내겠습니다. 그동안 내가 좋은 음식을 너무 많이 먹은 죄에 대한 나 스스로의 벌금입니다....이 노인은 재판장을 나가면 또다시 빵을 훔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여기 모인 방청객 중에서도 그동안 좋은 음식 드신 분은 조금씩이라도 돈을 기부해주십시오(라과디아 판사)

/ 만약 판사가 좋은 음식을 많이 먹은 죄라는 언어 대신에 불우이웃 혹은 가난한 노인 돕기 같은 표현을 썼다면 노인의 가슴에 상처를 주었을 것이고 방청석으로부터 감동과 공감을 얻지도 못했을 것이다. 호의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상황을 회피하는 데 있다.


에너지 최소화 상태에 도달한 자연물은 가장 안정적이고 가장 지속 가능하므로, 장기적 차원에서 가장 경제적인 것이 된다.


인간은 창조하고 발전하면서 살아가는 존재이고, 모든 창조와 발견에 상상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철학자 칸트는 인간의 지적 능력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상상력이라고 말했다.


상상력의 발휘는 자유로운 분위기와 토양, 그리고 실패할 수 있는 여유가 숨쉬는 조직 분위기를 필요로 한다. 어떤 선입견에 구애받거나 속박이 지배하는 환경 속에서는 상상력이 자라기 어렵다.


자연과학에서는 실험에 의해 무엇이 진리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판별할 수 있으나, 인문사회 분야에서는 실험이 어렵다. 그러나 인문사회 분야에는 역사의 기록이 있고, 역사는 자연과학의 실험 데이터 역할을 할 수 있다.


복잡한 것은 자기 스스로의 복잡함에 얽매어 힘이 없다. 그래서 복잡한 것은 단순화 쪽으로 진화해야 살아남는다는 것이 역사의 대세 같다.


우회축적의 전반기 동안에는 우회축적을 안 하는 경우보다 더 많은 고생을 감수하게 된다. 먼 후일의 원대한 목표를 위해 오늘의 무엇을 희생하는 전략은 조직 구성원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 따라서 우회축적은 그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의지를 가진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우회축적=축적 후 발산의 지혜는 인간 삶의 도처에서 찾아볼 수 있다. 


3. 소감

2011년 초판 1쇄가 발행되어 현재 초판 20쇄가 발행되었다. 왜 진작 이 책을 몰랐을까? 그러나 지금이라도 읽었으니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관건은 실천일 테니까.


        2017. 2. 25.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