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픽션들

자작나무의숲 2016. 6. 18. 13:25

1. 개괄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쓴 <픽션들>을 읽었다. 작가는 1899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고, 1944년 단편소설을 모아 <픽션들>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하였으며, 1986년 사망하였다. 열입곱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현실의 허구성 혹은 허구의 현실성이라는 이분법 파괴는 보르헤스가 사용한 미로 개념 속에 집약되어 나타난다. 저자가 자신의 단편들에서 구현하고 있는 미로의 핵심은 현실을 지배하는 법칙을 감지하지 못하는 인간의 무력함 때문에, 인간들 스스로 만든 인간의 정리된 법칙에 의해 자신들의 현실을 고안해 낸 것이라는 점에 있다. 닫힌 구조주의와 모더니즘에 대한 비판으로 보이는 이 개념을 전제로, 보르헤스는 미로를 우리를 둘러싼 현실에 대한 이해불가능성으로 파악한다. 보르헤스의 주인공들은 미로 속에서 길을 잃으면서 궁극적으로 현실/허구라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해체한다.


2. 발췌

그는 불길을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불길은 그의 살을 물어뜯지 않았다. 불길은 그를 쓰다듬었고, 아무런 열기도 없이 아무것도 연소시키지 않은 채 그를 불로 뒤덮었다. 안도감과 치욕감 그리고 두려움을 느끼면서, 그는 자기 역시 그를 꿈꾸고 있던 또 다른 사람의 환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문학이 줄 수 있는 많은 행복 중 최고의 것은 상상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런 행복을 누릴 수 없기에, 많은 사람들이 비슷하게 흉내낸 것에 만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적이 될 수 있으며, 혹은 다른 순간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적이 될 수 있지만, 한 국가의 적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건 반딧불, 언어, 정원, 강물의 흐름, 석양의 적이 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사고라는 것은 차이점을 잊는 것이다. 그것은 일반화하고 추상화하는 것이다.


하위질서는 상위질서의 거울이다. 그러므로 지상의 모습들은 천국의 모습들과 일치한다.


3. 소감

이해하기 어려웠다. 다음 주부터는 이제껏 읽었던 책들 중에서 몇 권을 골라 다시 읽어봐야 겠다.


    2016. 6. 18.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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