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닥터지바고

자작나무의숲 2016. 7. 3. 21:45

1. 개괄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가 쓴 <닥터 지바고>를 다시 읽었다. 작가는 1890년 러시아에서 태어났고, 1957년 이 작품을 출간하였으며, 1958년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나, 쏘련 당국의 압력을 받아 수상자 지위를 사퇴하였고, 1960년 사망하였다. 

제1부, 제2부는 소설 형식을 띠고 있고, 제3부에는 유리 지바고의 시라는 제목으로 여러 편의 시가 소개되어 있다. 

닥터 지바고는 라라와 이별한 뒤 전차 승강대 위에 쓰려져 사망하고, 라라는 지바고의 장례식에 참가하며, 지바고와 라라의 

딸인 타냐는 지바고의 이복 동생 예브그라프가 거두는 것으로 이 소설은 끝난다.


2. 발췌

그들은 걸으며 <영원히 잠들어라>를 불렀다.


인간은 개처럼 아무데서나 죽는 게 아니라 자신의 역사 안에서 죽는 것입니다.


당신 의견에 공감은 가지만 톨스토이는 인간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면 그만큼 선으로부터 멀리 떨어진다고 설파했답니다.


여러 세기 동안 인간을 동물보다 높은 위치로 올려 놓은 것은 몸이 아니라 내적인 음악입니다. 즉 전혀 무장하지 않은 진실을 

거부할 수 없는 그 본보기로서의 매력입니다.


한 가닥 한 가닥의 실은 너무 약하고 거미줄처럼 힘없이 뻗어가는 듯하지만, 그 그물에서 빠져나가려고 몸부림치면 더욱 얽히기

마련이다.


이제 유라는 삶이나 죽음, 또는 이 세상의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의 어휘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예술은 언제나 죽음을 깊이 생각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삶을 창조한다.


꽃 향기가 한꺼번에 냄새를 풍겨 왔다. 그것은 온종일 의식이 없던 대지가 이제 서서히 정신이 들어 향기를 뿜어내는 듯했다.


그러나 가장 슬픈 일은, 그들의 파티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는 점이었다. 바로 이 시각에 바라다보이는 맞은 편에 사는 

사람들이 그들과 똑같이 먹고 마신다고는 볼 수 없는 일이었다. 창밖에는 적막하고 굶주리고 있는 모스크바가 묵묵히 서 있었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 주위 사람과 같은 생활을 하고 그런 생활 솏에 전적으로 몰입하는 생활이 진실된 삶이지, 혼자서 고립되어 행복한 생활을 하는 것은 결코 행복하다고 볼 수 없다.


그대 곁에 있어 기쁘노라

그리고 깨어나야만 하네.


그가 훌륭하게 되려면 원칙적인 것 외에 그 원칙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마음가짐도 필요할 것이다. 왜냐하면 사소한 행위에 의하여 훌륭하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가 왜 바르키노에 가는지 아시겠습니까? / 대지로 돌아가려는 인간의 갈망이지요. 자신이 스스로 땀을 흘리며 살아

가겠다는 거죠?


난 폭력을 두둔한 편이었는데 이제 폭력으로는 전혀 소득이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인간은 선에 의해서 선으로 이끌어야만 해요.


모든 인간은, 세상의 모든 이치를 깨닫고 경험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파우스트로 태어났다.


그런데 이 끝임없는 준비가 전혀 결과가 없는 이유를 당신은 아오? 그것은 그들이 재능이 없는 무능한 인물이들이기 때문이오.

나는 인간은 살아가기 위해 이 세상에 나온 것이지, 삶을 준비하기 위해 태어난 건 아니라고 생각하오.


그들은 따뜻한 점이 있는 인간이 아니라 원칙과 규율만 좇는 걸요. 목석이나 다름없어요. 그러니 내가 그의 아내라고 했어도 아무 소용도 없었을 거예요. 이 시대에 그들에게 아내가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세계의 프롤레타리아나 정착된 개혁이나 그 외의 

다른 슬로건 모두 이해하지만, 그에게는 두 발로 선 아내가, 벼룩이나 이보다 나을 게 무엇이란 말이죠?


교육을 받은 사람은 세상 일을 미리 알지만, 우리는 숲 속에 사는 사람처럼 매사에 어두울 뿐이다. 우리는 목이 잘릴 때까지 그저 모자만 잃어버릴까 걱정한다.


<라라 !> 하고 눈을 감고 그는 반쯤 속삭였다. 아니, 자기의 전 인생을 향해, 신의 대지 전부를 향해, 햇빛을 받으며 그의 앞에 펼쳐질 공간에다 대고 마음속으로 불렀다. 


그러면서도 난 달라진 점을 발견했었는데, 난 거기에 놀랐어요. 무언가 추상적인 것이 그의 얼굴에 스며들어 빛깔을 없애 버린 듯 싶었어요.


그때 러시아 땅에 허위가 찾아온 거예요. 주된 불행은, 그러니까 그 후 일어난 모든 악의 근원인 이 중대한 재난은, 인간 자신의 사상이 지닌 가치에 대한 신념의 상실이었어요.


그이더러 전쟁에 나가라고 요구한 것도 아닌데 그이는 개인적인 생각에서 나갔던 거예요. 그것이 바로 이 모든 광란의 시작이었지요. 일종의 어린애스러움, 방향이 잘못 잡힌 자존심을 가지고 그 사람은 대수롭지 않을 일에 화를 낸 거예요. 지금도 그는 역사에 보복하려 하고 있어요. 그 사람은 쓸데없는 자존심으로 인해 파멸의 길을 가고 있어요(라라). / 삼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한 뒤에 나는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고 전쟁터로 갔고, 전쟁이 끝나고 억류생할에서 돌아와서는 내가 사망자로 되어 있었으므로 가명으로 혁명에 참가했지요(파벨 파블로비치).


한 개인이 역사를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풀이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없듯이 역사 역시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그(파벨 파블로비치)는 자살을 한 것이었다.


당신은 저를 끔찍하게도 속이셨어요. 재가 당신을 두고 떠나다니! 그렇지만 나는 알아요. 당신은 일부러 그러신거죠. 그게 저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판단했겠죠. 그 후 모든 것이 파멸되었어요.


3. 소감

닥터 지바고를 영화로 한번 봐야겠다. 너무나 많은 우연이 등장하니 영화가 제격이다.


                 2016. 7. 3.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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