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괄
황선미님이 쓴 <열한 살의 가방>을 읽었다. 작가는 <마당을 나온 암탉>을 펴낸 적이 있다. 이 책은 위탁가정에 위탁된 김믿음(11살)과 위탁부모가 된 디자이너 부부가 서로에게 적응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친부모의 사정으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 발생하면 위탁가정을 연결해주는 곳이 위탁가정지원센터다. 부산에도 있다. 부산가정법원의 일원으로 위탁가정지원센터를 방문하였고 그곳에서 이 책을 선물받았다.
2. 발췌
믿음이는 재빨리 서재 반대편에 있는 자기 방으로 갔다. 그리고 옷장에서 비닐봉지를 꺼내 확인했다. 낡은 곰 인형, 꽃무늬 손수건, 젖니 세 개가 든 껌 통, 미니 앨범, 고무줄 새총, 십자수 지갑, 동물 피규어 세트. 믿음이가 열 살이 되는 동안에 갖게 된 모든 것. 도우미 아줌마가 옷장에서 이 비닐봉지를 찾아낸 건 얼마 전이다. 그때 아줌마는 이걸 쓰레기통에 처박았었다. 믿음이에게 묻지도 않고, 절대로 안 될 일이다. 이건 믿음이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내 담요 손대면 아줌마를 혼내 줄 거야......" 보육원 앞에 버려졌을 때 믿음이를 감싸고 있던 담요이다.
소망이가 얌전해진 건 엄마를 만나서일 것이다. 애들이 말썽을 일으키는 건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소망이한테는 엄마가 이유인 것이다.
디자인 아줌마는 뭐든 좋은 걸로 해 주려고 노력하지만 믿음이는 그게 늘 불편하고 어렵기만 하다. 그리고 미안하다. 열 살인데 아직도 가끔 오줌을 지린다.
날마다 아침이 새로 시작된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어제가 아무리 끔찍해도 그건 다 지나간 일이라고 말해 주는 것 같은 아침. 이렇게 바둑이까지 있는 아침.
3. 소감
아동학대가 발생하면 일정 기간 아동을 보호해줄 가정이 필요하다. 부산에 위탁가정이 부족해서 지금은 사회복지시설로 보내는 실정이다. 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곳이 위탁가정지원센터다. 참으로 고마운 곳이다.
2016. 4. 25.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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