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자작나무의숲 2015. 12. 27. 13:00

1. 개괄

프랑수아즈 사강이 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읽었다. 저자는 1935년 프랑스에서 태어났고, 1959년 이 작품을 발표하였으며, 2004년 사망하였다. 1995년 코카인 소지 혐의로 기소되었을 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제목에서 언급된 브람스는 대개의 프랑스인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므로 프랑스에서 브람스의 연주회에 상대를 초대할 때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이 필수라는 말도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다음과 같다. 서른 아홉의 폴은 오랫동안 함께 지내온 로제에 완전히 익숙해져 앞으로는 다른 누구도 사랑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구속을 싫어하는 로제는 젊고 아름다운 다른 여자들과 하룻밤의 즐거움을 찾는다.  그러던 중 실내장식을 의뢰한 고객의 집을 방문한 폴은 14살 연하의 시몽을 만난다. 첫눈에 반한 시몽은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퍼붓고, 결국 폴과 시몽은 얼마간 연인관계를 맺지만 끝내는 폴이 로제를 찾아 간다.

 

2. 발췌

그는 바로 그녀의 삶이 아닌가. 그런데 그는 그 사실을 잊고 있었고, 그녀는 정말이지 존경받을 만한 신중함으로 그가 그 사실을 잊는 것을 돕고 있는 셈이었다.

 

어쩌면 그녀는 로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한다고 여기는 것뿐인지도 몰랐다.

 

그는 잘못 알고 행복해하기보다는 제대로 알고 불행해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의 손가락에서 맥박이 파닥이는 것을 느끼자 그녀는 갑자기 눈에 눈물이 고였는데, 그 눈물을 너무도 친절한 이 청년을 위해 흘려야 할지, 아니면 조금쯤 슬픈 그녀 자신의 삶을 위해 흘려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삶은 여성지 같은 것도 아니고 낡은 경험 더미도 아니야. 당신은 나보다 열네 해를 더 살았지만, 나는 현재 당신을 사랑하고 있고, 앞으로도 아주 오랫동안 당신을 사랑할 거야.

 

그는 그녀보다 몇 살 연상이었고, 그녀가 이제까지 회의 없이 받아들여 온 도덕적이고 심리적인 기준에 완전히 부합했다. 하지만 시몽은 그 자신이 그녀의 주인이라는 느낌을 갖고 있지 않았다.,,그녀는 로제를 가리켜 '그'가 아니라 '우리'라고 말하게 되리라. 왜냐하면 그녀로서는 그들 두 사람의 삶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다.

 

3. 소감

사강의 작품이 강조하는 것은 사랑의 영원성이 아니라 덧없음이라고 한다. '사랑은 이 년 이상 안 갑니다'라고 말했다는 사강의 생각이 고스란히 배여 있는 작품이다.

 

               2015. 12. 27.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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