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정치사회)

윤태영의 기록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4. 5. 15. 22:20

1. 개괄

윤태영의 <기록>을 읽었다. 저자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 연설기획비서관, 부속실장을 지냈다. 이 책은  저자가 청와대 근무 시절 작성한 수첩, 한글파일을 토대로 고 노무현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록이라는 제목처럼 건조하게 쓰려고 노력한 티가 난다.

 

2. 발췌

그는 토론마니아였다.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토론을 선호했다. 중요한 안건의 결정을 앞두고는 반드시 토론을 거쳤다.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판단의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야 특정한 방안을 결정할 경우에 발생할 문제점도 파악할 수 있고, 그 대안까지도 미리 모색할 수 있었다. 토론은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장치였다.

 

버스로 이동하든, 버스 안에서 이동하든 그는 더 많은 사람이 편안하도록 자신의 권위를 기꺼이 포기했다. 타인의 불편 위에 자신의 권위를 세우려 하지 않았다. 허위에 가까운 권위의식은 어쩌면 처음부터 아예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그렇게 낮은 사람이었다.

 

말을 하는 과정에서 생각을 정리했고, 글을 쓰면서 체계를 가다듬었다.

 

역사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사람들의 가치관이 주로 무엇에 의해 형성되는가 하면, 철학자들에 의해 형성되고 사상가들에 의해 형성되고 책에 의해 전파된다.

 

보수는 가지 말자라고 하고, 온건 진보는 걸어가자고 한다. 급진 진보는 뛰어가자고 한다. 뛰어가든 걸어가든 가자는 사람들끼리 연대를 해야 하는데, 선거 때는 표를 갉아먹는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일상 의정 활동에서도

뛰자는 사람은 걷자는 사람을 적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나라 진보가 이상하다. 진보끼리 정책연대가 안 된다.

 

시민이 감정적 싸움을 하면 정치의 하위 세력이 될 수밖에 없다. 시민은 정치의 축이다. 더 좋은 놈 선택하는 것이고 덜 나쁜 놈 선택하는 것이다. 그 기준은 사람의 신뢰성 등이 있겠지만 어떤 정책을 할 것인가이다. 나머지는 부차적이다.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도 대화는 몇 차례 더 끊어졌다.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침묵이라기보다 침묵을 덮기 위한 대화처럼 느껴졌다.

 

3. 소감

역사가 어떻게 기록할지 궁금하다.

 

                          2014. 5. 15. 창원에서 자작나무